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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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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24)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⑭

“나중에 신세를 갚아야 하겠군”

  • 기사입력 : 2017-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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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모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민병삼에게 보고되어 있었다.

    “아, 이거 최전방 병사를 만났군. 고맙네. 나를 위해 애를 써주어서….”

    민병삼이 이준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준석이 정중하게 민병삼의 두 손을 잡았다 .

    “우리 갤러리 직원이기도 해요.”

    “그래요? 젊고 잘 생겼네. 여자들이 줄줄 따르겠어. 지금은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줘요. 나라를 위해서 준석씨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해요.”

    민병삼은 이준석에게 일장연설을 했다.

    “그런데 이런 거 하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공식적인 자금은 후원을 받을 예정이에요.”

    “그럼 비공식적인 건?”

    “제가 부담하고 있어요.”

    서경숙이 담배를 꺼내 물자 이준석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 주었다. 서경숙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나중에 신세를 갚아야 하겠군.”

    “들어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그곳이 어디요?”

    “지붕이 파란 집이에요.”

    “청와대?”

    “대통령에 당선되시면 어려운 일이 아닐 거예요.”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

    민병삼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때 임준생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정원으로 나왔다. 서경숙은 담배를 껐다.

    “회장님….”

    서경숙은 임준생을 민병삼에게 소개했다. 민병삼과 임준생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가벼운 건강 이야기를 했다.

    “두 분이 말씀을 나누세요. 저는 안으로 들어가 보겠어요.”

    서경숙은 정원에서 갤러리 전시실로 돌아왔다.

    “이 그림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혼자서 영수세이도라는 그림을 보고 있던 중년 사내가 서경숙이 가까이 가자 물었다.

    “이 그림은 영수세이도예요.”

    서경숙은 사내를 힐끗 쳐다보고 대답했다.

    “제목은 압니다만 작가는 누구입니까?”

    “작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림을 팔겠지요?”

    “그림의 가치를 몰라 가격을 매길 수가 없어요.”

    “이 그림은 어디서 샀습니까?”

    “오래되었어요. 대학생 때 청계천 만물상 골목에서 샀는데….”

    서경숙은 그림을 새삼스럽게 응시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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