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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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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23)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⑬

“갤러리가 아주 멋있네요”

  • 기사입력 : 2017-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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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그치자 날이 추워졌다. 서경숙은 오전에는 큐레이터와 기자들을 초청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을 함께했다. 그녀의 갤러리에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걸려 있었다. 앞으로 신진작가 기획전을 많이 열 예정이었다. 큐레이터와 기자들은 그녀의 안목이 높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오후 3시에는 사회저명인사들을 초청하여 오픈 행사를 열었다. 정치계에서는 민병삼과 이유정이 오고 경제계에서는 풍운개발 임준생, 게임산업을 하는 장대한을 비롯하여 60여명이나 왔다. 문화계에도 안면 있는 사람들을 초청했다. 서경숙은 드레스를 입고 초청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를 가르친 교수와 선후배들도 왔다.

    “갤러리가 아주 멋있네요.”

    장대한이 칵테일 잔을 들고 대원군 이하응의 석파란을 보고 있는 서경숙에게 왔다.

    “모두 회장님 덕분이에요.”

    서경숙은 장대한에게 화사하게 웃어 주었다.

    “경숙씨가 처음부터 능력이 있었어요. 이게 석파란인가요?”

    “네 대원군은 석파란을 아주 많이 남겼어요.”

    “석파란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석파란은 묵란도에 많아요. 대원군의 묵란도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힘이 넘치는 특징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묵란도를 워낙 좋아해서 석파란이라고 불리게 되었어요. 제 드레스 어때요?”

    서경숙이 웃으면서 물었다.

    “아름다워요. 경숙씨는 사교계의 꽃이 분명해요. 아직 내 여자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장대한이 능청을 떨었다.

    “그럼 오늘 밤 확인해 보세요.”

    서경숙이 장대한에게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전화 기다리겠소. 만날 때 드레스를 입었으면 더욱 좋겠소.”

    장대한의 시선이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서경숙은 미소를 짓고 민병삼에게 가까이 갔다. 많은 사람들이 차기 대통령이 유력한 민병삼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서 여사, 나 좀 구해 줘요. 여기 토론이 너무 빡세서 내가 못 견디겠어요.”

    민병삼이 엄살을 떨면서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당연히 구해 드려야죠. 저하고 정원으로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워요.”

    “아 나는 담배를 끊었는데….”

    “그럼 저를 에스코트해 주세요.”

    서경숙이 민병삼의 팔짱을 끼고 정원으로 나왔다. 정원에 회색 양복을 입은 이준석이 있었다. 이준석은 양복이 잘 어울렸다.

    “준석씨, 인사 드려. 민병삼 의원님이야.”

    서경숙은 이준석을 민병삼에게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이준석입니다.”

    이준석이 공손히 인사를 했다.

    “민사모를 조직하고 있는 대학생이에요.”

    서경숙은 이준석을 챙겨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민병삼의 눈이 커졌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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