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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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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22)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⑫

“내가 보상해 줄게”

  • 기사입력 : 2017-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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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그를 포옹하고 격렬하게 입술을 짓눌렀다.

    “기분 좋다.”

    이동성이 싱그럽게 웃었다.

    “나도 좋아요.”

    “내려갑시다.”

    이동성이 서경숙의 손을 잡았다.

    서경숙은 이동성의 손을 잡고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눈이 더욱 많이 쌓여 오히려 미끄럽지 않았다.

    “친구, 내가 업어 줄까?”

    한참을 내려오다가 이동성이 물었다.

    “나 무거워요.”

    서경숙은 웃음을 터트렸다.

    “업혀 봐요. 내가 약골인지 알아요?”

    이동성이 서경숙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서경숙이 이동성의 등에 업혔다.

    그러나 이동성은 몇 걸음 떼어놓지도 못하고 서경숙을 내려놓았다.

    “내가 무겁죠?”

    “아니야. 내가 약한 거지.”

    “이리 와요. 내가 보상해 줄게.”

    서경숙은 이동성을 포옹하여 키스를 해주었다.

    “달콤한 키스네.”

    이동성이 만족한 표정으로 웃었다.

    차로 돌아오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눈이 더 쌓이면 도로가 차단될 것 같아 일단 대로로 나왔다. 대로는 염화칼슘을 뿌리는 차들이 오간 탓에 눈이 쌓이지 않고 질퍽거렸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괜찮을 거요.”

    이동성이 운전을 하면서 말했다. 강원도 길은 눈 때문에 차들이 서행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어렵게 농로를 지나 국도로 들어서자 한결 좋아졌고,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차들이 빨리 달리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온다는 바람에 차들이 나오지 않아 도로가 텅텅 비어 있었다.

    “오늘 어땠어요?”

    이동성이 운전을 하면서 물었다.

    “즐거웠어요. 운전까지 하고… 피곤하죠?”

    이동성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져 있었다.

    “때때로 혼자 운전을 해서 괜찮아요.”

    “혼자서 어디로 가요?”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그냥 떠나요.”

    “외로울 것 같아요. 괜찮으면 내가 동무해 줄게요.”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시장한 탓인지 된장찌개로 밥 한 공기를 비웠다.

    집에 도착한 것은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이동성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해.’

    서경숙은 샤워를 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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