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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8) 배달의 민족?

  • 기사입력 : 2017-01-30 16: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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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명절도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가는곳마다 차가 밀리는 등 짜증도 나지만 오랫동안 못봤던 친인척들을 만나면 그 또한 금방 풀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한주가 됐습니다.

    우리 가족 또한 설 명절을 별탈없이 무사히 보내고 집으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서 기다리는 강아지, 닭, 고양이 등 식솔들이 적지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어디를 가면 눈에 밟히는 녀석들이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메인이미지
    이것이 가끔 미치도록 먹고 싶을때가 있다. ㅠㅠ

    전원생활을 하면서 자연에서의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고는 있지만 불편한 점도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불편한 점을 하나 꼽자면 바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ㅠㅠ

    가끔 귀찮고 해서 간단하게 짜장면이나 짬뽕 등을 시켜먹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에서는 누구나 누리는 이 흔하디 흔한 혜택을 누릴 수 없습니다.

    가끔 치킨에 맥주가 아주... 아주 간절하게 생각이 나지만.. 이 역시나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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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먹고 싶다고 해서 직접 사간 햄버거. ㅎ

    아내도 이것만큼은 불편하다고 인정을 합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가족이 먹고 싶다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로 차를 몰고 최대한 가까운 음식점으로 가서 포장을 해서 쏜살같이 집으로 옵니다.

    말 그대로 셀프서비스입니다.. ㅠㅠ

    메인이미지
    때로는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이런저런 간단한 재료를 미리 사놓고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는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우리 아내와 아들은 먹고싶은 것이 있으면 늘 제가 퇴근하기 전에 문자를 보냅니다.

    그러면 저는 최대한 퇴근시간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고 최대한 빨리 집으로 돌아갑니다.. ㅎㅎ

    제가 이렇게 직접 사온 음식을 아내와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귀찮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는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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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샌드위치도 야채 등 남은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버지가 퇴근하면서 시장에 들러 맛있는 제철 과일이나 통닭, 붕어빵 등을 사오는 모습.

    그 모습이 저의 이런 모습과 겹쳐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겁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불편도 우리 가족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겠지요.

    이민영 기자 (뉴미디어부)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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