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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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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일자리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김진원(창원 조선업희망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7-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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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무대’ 하면 뉴욕의 카네기홀을 떠올린다. 1891년 설립된 이곳은 차이콥스키의 첫 지휘를 시작으로 120여 년 동안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중 하나가 됐다. 뉴욕 오라토리오 협회와 뉴욕 교향악단의 공간 마련 목적으로 설립된 이곳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현재 카네기홀의 수장인 클라이브 길린슨은 “만약 일반 기업이라면 작년에 한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때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데려와 비슷한 형식의 공연을 또 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올해 일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에 어떻게 다른 것을 보여줄지 기획한다”며 그 답을 제시했다. 그는 또 “조직의 생태는 사람과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지 않으면 조직은 죽는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태도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위험하다. 조직이 정체하면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네기홀의 이 같은 장수 비결은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조선산업의 구성원인 경영자, 근로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조선산업 위기론의 처방은 다양하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상황만을 강조해 근로자 참여를 배제하기 전에 고용의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자. 근로시간 나누기를 통해 ‘일자리 함께하기’와 유휴업· 휴직(무급·유급) 등의 ‘고용유지’ 등 참여와 협력이 선제된 노력이야말로 저변이 돼야 하지 않을까.

    한때 한국은 세계 1위의 건조능력을 보유했다. 그런데 2015년 빅3인 대우조선해양 등 3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엔 창원의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조선관련 업체가 줄줄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고난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다.

    정부 역시 조선업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대량 실업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IMF외환위기 이래 조선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그에 따라 작년 7월 조선업 퇴직근로자의 성공적 재도약을 위해 개소한 조선업희망센터(이하 센터)와 창원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함께 선제적 대응 중이다.

    지난 4개월간 센터의 문을 두드린 조선업 퇴직근로자는 총 986명이며, 그중 211명이 자신의 기술과 경험에 맞춰 취업에 성공했고, 전문가의 길잡이를 활용한 8명의 창업자가 탄생했다. 맞춤형 고용서비스 심화 프로그램인 전직지원, 집단상담, 자녀 공부방도 개설 지원 중이다. 센터 이용자의 54%가 수십 년 동안 조선업에 종사했던 베테랑과 고급인재인데, 심리안정의 경우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96% 이상이 긍정의 답변을 전달했다.

    여기서 우리가 되짚어 봐야 할 것은 일본은 이 같은 두 차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정작 다시 온 호황기에 기능공과 고급인력 등 모든 인재를 놓쳤고, 그것은 회생불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구직자 역시 고용 서비스 기관을 찾기 전에 자신이 속한 위치와 구직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의 전문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태세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난제라면 가까운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직자에게 개별맞춤형 진단·경로설정, 훈련 등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활용해라. ‘취업성공’이 대전제는 아니다. 위기를 기회를 바꾼 충무공 이순신처럼 위기와 기회는 순차적이거나 겹쳐 있다는 것을 새기며, 모두가 더 큰 무대로 도약하는 2017년이 되길 응원한다.

    김진원 (창원 조선업희망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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