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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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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계동 버스 추돌사고 ‘트럭 세차가 원인?’

기사 “도로 얼어 제동 안돼” 진술
공사장 세륜트럭 흘린 물 결빙 추정
지난주도 같은 장소서 같은 사고

  • 기사입력 : 2017-01-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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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가 몰아친 16일 오전 창원 의창구 도계동 대로에서 시내버스가 시내버스를 추돌하는 사고로 10여명의 승객이 부상했다.

    이른 아침 발생한 사고원인에 대해 인근 공사장 세륜장을 거쳐 나온 덤프트럭이 최근 다량의 물을 대로에 흘렸고, 한파가 엄습하면서 결빙됐지만 방재당국과 해당 건설업체가 적극적인 사고방지대책을 하지 않은 탓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앞서 같은 장소에서 몇 차례의 동일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발방지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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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현장 트럭이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물로 도로 상태가 미끄러운 가운데 시내버스가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사고 경위=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도계동 휴먼시아 아파트 앞 도계광장에서 창원시청 방면 버스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800번 버스를 뒤에 오던 703번 버스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3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운전기사의 진술과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토대로 한 결과, 추돌 사고는 버스 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703번 버스 운전자 A(55)씨는 “버스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버스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도로가 미끄러워 제동이 되지 않았다”며 “급하게 승객들에게 ‘버스가 멈추질 않으니 꽉 잡으세요’라고 외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CCTV상에도 승객들이 급하게 손잡이를 붙잡는 모습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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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옛 39사단 부지개발사업 현장에서 트럭이 바퀴 세척을 하고 있다.


    ◆세륜장 물 결빙 추정= 사고 도로는 옛 39사단 부지개발사업 현장에서 세륜에 사용된 물이 흘러 젖은 상태였다. 건설업체에서 비산먼지 확산을 막기 위해 공사장에서 나오는 트럭의 바퀴를 물로 세척한 결과다. 트럭이 하루 수십 차례 도로를 지나다니며 도로에 물을 떨어뜨린 가운데 겨울철 한파가 맞물려 도로가 결빙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설업체는 작업 전후 부직포를 이용해 도로의 물기를 제거하고, 교차로에 상시 인력 1명을 배치해 오전 6시부터 염화칼슘을 수시로 뿌리고 있어 결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인근 주민 “최근 동일형태 사고 빈번”= 하지만 인근 주민은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고, 평소 도로 노면이 물에 젖어 미끄러운 상태라 수막 또는 결빙 현상이 우려돼 관련 민원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도계동에 사는 A씨는 “이미 물 때문에 결빙이 아니더라도 도로는 미끄러운 상태다. 세척 후 바퀴를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공사 현장의 효율성보다 안전이 제일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의창구청 “대책 수립할 것”= 이에 의창구청은 지난 11일 현장을 방문해 해당 업체에 관련 조치를 지시했고, 겨울철 한파를 앞두고 13일 두 차례에 걸쳐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창구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확인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 관련 대책 회의를 열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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