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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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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홍콩섬

  • 기사입력 : 2017-01-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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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을 여행할 땐 꼭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면 좋겠다. 2층 버스와 트램, 지하철, 스타페리, 택시. 홍콩은 자차보단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고 또 더 발달된 것 같았다. 나는 일부러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기 위해 루트를 짰다. 하루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고 하루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식이었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영어를 사용하고 영국의 문물을 받아들여 지금도 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곳곳에 영국의 문화가 남아 있었다. 나는 홍콩을 가기 몇 달 전 영국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홍콩에서 느낀 것은 ‘영국보다도 더 영국 같은’ 곳이 홍콩이라는 것이다.

    트램 외관은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광고를 부착한 트램도 있었고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트램도 있었다. 처음 트램에 올라 2층에서 트램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을 보고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했다. 거리에선 영어와 광둥어가 함께 들려왔다. 서양과 동양의 조합이 가장 잘 어우러진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홍콩’이라고 말할 것이다.

    지난 시간에는 홍콩 ‘구룡반도’(침사추이) 여행지를 소개했다. 이번 회엔 ‘홍콩섬’(센트럴)을 소개하고자 한다. 홍콩섬은 크게 셩완-센트럴-완차이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센트럴’이다. 구룡반도와 홍콩섬 간에 이동하기 위해선 스타페리를 이용해야 한다. 하버시티 선착장으로 가면 10~20분마다 홍콩섬으로 이동하는 스타페리가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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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트램에서 바라본 홍콩섬의 거리.

    섬을 이동하는 시간은 약 10분이다. 마치 물의 도시 베니스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평소에도 대중교통으로 페리를 이용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탁 트인 바다를 건너면서 바라본 센트럴엔 높은 빌딩들이 줄지어 있었다. 가장 높은 건물인 IFC몰부터 금융센터, 고급호텔 등 침사추이보다 더욱 높고 세련된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홍콩섬을 관광하면서 늘 지나치던 곳이 바로 IFC몰이었다. 센트럴 중심에 위치한 IFC몰은 홍콩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어딜 가나 이곳을 지나쳤던 것 같다. 우리는 첫 번째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에 나와서 유명해진 관광지이다. 1993년 개통됐으며 전체 800m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는 방법과 위에서부터 내려가는 방법을 택할 수 있는데 나는 버스를 타고 위로 향했다. 하지만 이내 후회를 했다. 아래로 내려가는 방향은 에스컬레이터가 없었던 것이다.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다 다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곤 했다. 버스보단 센트럴역(지하철) D2출구로 나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표지판을 따라 이동해 아래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처음에 그 긴 에스컬레이터가 끊이질 않고 쭉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나의 우려와 달리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20개의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돼 있었고 중간중간 골목거리로 연결되는 출구가 있었다. 20개 이상의 작은 골목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그중 유명한 거리로는 할리우드로드, 캣스트리트 등이 있으며 만모우사원, 타이청 베이커리, 신흥유엔, 딩딤 1968 등 유명 관광지와 맛집으로 이동할 수 있다.

    먼저 할리우드로드를 찾기 위해 표지판을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거리로 이동했는데 상점밖에 보이지 않았고 당최 어디가 할리우드로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외국인을 붙잡고 ‘Where is the hollywood road?’라고 물었다. 그 외국인은 한참을 웃더니 ‘It’s here!’라고 대답했다. 내가 걷던 거리 전체가 할리우드로드였던 것이다. 미리 블로그를 통해 찾았던 할리우드로드 모습은 벽화가 있는 거리였는데 그건 할리우드로드의 한 일부분이었다. 그 벽화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헤매었는데 벽화는 그게 끝이었다. 아쉬웠지만 이색적인 상점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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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캣스트리트와 만모우사원은 동양적인 곳이었는데 캣스트리트로 가면 빛바랜 엽서와 포스터를 구매할 수 있고 골동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도 볼 수 있다. 만모우사원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사원으로 무예와 재물의 신 ‘관우’를 모시는 곳이다. 사원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앞에서부터 향 피우는 냄새가 가득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중간중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다본 골목길과 상점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러다 잠시 구경하고 싶은 상점이 있으면 출구를 통해 에스컬레이터에서 나가 상점을 구경하고 다시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곤 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타이청 베이커리를 갈 수 있는데 소호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홍콩 전통 에그타르트를 맛볼 수 있다. 타이청 베이커리는 1954년부터 시작된 전통 있는 베이커리이다. 파이로 된 에그타르트로 마카오식 페스트리 에그타르트보다 딱딱하고 계란 부분을 덜 구웠다. 살짝 비린 맛이 느껴질 수 있다.

    다음으로 홍콩 전통 딤섬을 먹기 위해 딩딤 1968로 향했다. 소호거리 골목에 위치한 작은 가게로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전통이 있는 딤섬가게이다. 한입 베어 물면 육즙이 입안에서 터지는 샤오룽바오, 새우가 박힌 딤섬, 이색적인 튀김 딤섬, 전통 춘권 등 여러 가지 딤섬을 맛볼 수가 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여러 딤섬을 맛보고 싶다면 딩딤 1968을 추천한다.

    소호거리엔 토마토라면으로 유명한 신흥유엔도 있는데 허름한 노천식당으로 토마토라면 하나로 유명해진 곳이다. 비주얼은 충격적이다. 토마토를 풀어 놓은 국물에 반숙된 계란과 베이컨이 아무렇게나 올라가 있다. 시큼 새큼하고 이색적인 맛을 원한다면 찾아가 보면 좋겠다.

    다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아래 센트럴역으로 이동해 IFC몰을 구경하고 홍콩에서만 판다는 스타벅스 수박주스를 사 먹었다. 생각보다 밍밍한 맛이었지만 스타벅스에서 수박주스를 파는 곳은 홍콩밖에 없다고 하니 의미 있다. IFC몰엔 TEA WG 홍차가게도 있었고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크리스탈 제이드’도 입점해 있다. ‘크리스탈 제이드’ 탄탄면은 땅콩의 향이 가득하고 매콤하기도 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일 것이다. 나와 엄마도 이 탄탄면을 가장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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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한 홍콤섬의 트램.



    홍콩섬의 야경은 빅토리아 피크와 IFC몰 테라스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선 IFC몰 테라스는 숨은 명당이다. IFC몰 3층 끝자락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뻥 뚫린 테라스에서 바라본 야경은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좀 더 낮은 위치에서 보는 야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빅토리아피크는 홍콩에서 최고의 야경 명소로 꼽히는 곳으로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간다. 나는 미리 한국에서 티켓을 예매하고 갔음에도 줄이 엄청 길었다. 긴 줄을 기다리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갈 땐 오른쪽 창가 자리, 내려갈 땐 왼쪽 창가 자리를 이용하면 야경을 보기 용이하다. 하지만 사진은 위에 올라가서 찍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사가 매우 높아 거의 등받이에 기대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약 10분 만에 정상에 오르는데 가파른 경사를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이동한다. 정상에 오르면 전망대로 가는 방법과 스카이테라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전망대는 무료이며 스카이테라스는 입장료가 있다. 나는 스카이테라스를 이용했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홍콩의 야경은 정말 황홀하고 화려했다.

    한참을 엄마와 함께 테라스에 기대 야경을 바라보았다. 스카이테라스엔 오디오가이드도 있는데 뷰에 따라 보이는 건물과 지역을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설명을 들으며 야경을 보니 더욱 이해가 잘 됐다. 아무래도 밤에 가는 곳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 어려웠다. 주변 사람들이 함께 휴대폰 플래시로 비춰주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엄마와 나는 전문 사진기사가 찍어주는 사진을 이용했는데 한화로 대략 3만~4만원의 가격이었지만 정말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왔다.

    화려한 야경과 영국에 온 것 같은 홍콩의 거리. 영어와 광둥어의 조합과 할리우드로드와 캣스트리트의 조합처럼 홍콩섬은 지구상 가장 이색적인 도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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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냄새 가득했던 만모우사원.



    TIP.

    1. kt 이용객은 피크트램 무료 티켓을 미리 신청할 수 있다. 스카이테라스는 입장료가 따로 있지만 전망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2. 빅토리아피크는 저녁에 이용하는 야경명소이므로 사진을 찍기 어렵다. 카메라 플래시를 챙겨가거나 사진기에 야경 설정을 해 놓으면 좋다.

    3. 2층 버스, 트램, 지하철, 스타페리,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자. 특히 트램은 꼭 타 보길 추천한다.


    ① kt 이용객은 피크트램 무료 티켓을 미리 신청할 수 있다. 스카이테라스는 입장료가 따로 있지만 전망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② 빅토리아피크는 야경명소이므로 사진을 찍기 어렵다. 카메라 플래시를 챙겨 가거나 사진기에 야경 설정을 해 놓으면 좋다.

    ③ 2층 버스, 트램, 지하철, 스타페리,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자. 특히 트램은 꼭 타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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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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