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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폼나게 살아보자- 이문재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7-0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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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살아가는 데 목숨을 거는 게 하나 정도는 있다. 돈이 됐든 명예가 됐든. 또 종교나 사랑일 수도 있다. 가족이나 건강을 인생 최고의 가치로 여길 수 있다. 가치는 변한다. 현실의 벽에 막혀 포기할 수도 있고, 세월이 지나면서 퇴색될 수도, 또 상황이 바뀌면서 자연스레 순응(順應)하게 되는 경우다. 하지만 절대가치는 말 그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바뀌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시간과 상황이 아무리 지나고 급변하더라도 결코 내칠 수 없는 것. 순교자의 신념 같은 것이라 해두자.

    ▼새로운 해가 솟았다. 너무 지긋지긋하고 너덜거려 빨리 자르고 싶었던 묵은 해를 밀치고 나타난 터라 감흥이 더했다. 따로 해맞이를 하러 산이나 바닷가를 찾는 부산을 떨지는 않았지만, 아침 일찍 바라본 태양의 눈부시고 따스한 기운이 기분 좋게 온 몸을 휘감았다. 조금은 다르고 힘차게 살리라 다짐을 했다. 게으른 정신과 몸을 추슬러 이전과는 다른 나를 가꾸어보자는 작은 각오다. 한 글자로 요약하면 바꿀 혁(革) 정도 되겠다.

    ▼한국고전번역원이 선정한 올해의 한자는 ‘맑을 정(淨)’이다. 지난 한 해 온 나라가 부정부패와 거짓말로 몸살을 앓았던 탓일 것이다. 한국고전번역원도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일소돼 투명하고 깨끗한 체제가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뒤이어 ‘바꿀 혁(革)’과 ‘백성 민(民)’, ‘밝을 촉(燭)’, ‘바를 정(正)’도 많은 표를 받았다. 모두가 우리 사회가 실천하고 이뤄내야 할 소망들을 함축하고 있다.

    ▼새해, 당신이 가슴속에 새겨 넣은 글자가 궁금하다. 나라를 구할 듯한 거창한 결심도 훌륭하지만, 자신이나 가족, 가까운 이웃들에 대한 약속이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쉽고 성공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무엇이 됐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짓밟고 뺏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올 한 해 그렇게 살아보기를 권한다. 마지막 날 웃기 위해서 자신의 가치와 약속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어떤 인생이든 결코 변하지 않을 절대가치 하나쯤은 있어야 폼나지 않겠는가.

    이문재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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