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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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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환경으로부터의 안전- 김은아(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 기사입력 : 2017-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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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73, 광주나 대구, 부산은 100마이크로그램 안팎으로 평소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상 캐스터의 미세먼지 예보가 이제 낯설지 않다. 일주일에 하루였던 것이 이틀이 되고 이제 거의 일주일 내내 우리는 희뿌연 안갯속을 거닐며 하루를 맞는다. 겨울이라기에는 따뜻한 아침 출근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제 얼굴을 보이고 살기 힘든 세상에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에서 내놓은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은 부처 간 통일된 미세먼지 세부 저감대책이 없는 중구난방이다. 수도권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사장 조업 단축 등 비상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말레이시아의 대학교에서 근무할 때 인접한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 화재로 인한 연기로 2주 가까이 힘든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아파트 문을 닫아도 어느 틈으로 스며들었는지 매캐한 냄새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마스크를 했지만 따가운 목은 연신 물을 들이켜게 했다. 그때 든 생각이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겠구나’, 한국의 맑은 하늘이 간절히 그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맑은 하늘에 희뿌연 먼지가 가득하다.

    편리함을 내세우고 빠른 것을 찾던 인간들이 저지른 이기심이 다시 우리 인간들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집 청소는 먼지 하나 없이 하면서 문 밖에는 아무거나 내다 버리고, 미세먼지 걱정하면서 자동차를 끌고 다니고, 온실 가스 줄여야 하는 걸 알면서 더우면 에어컨 전원 버튼부터 누르고 있다.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손솔지의 장편소설 ‘먼지 먹는 개’를 권하고 싶다. ‘더스트 빈’과 ‘더스트 몬스터’를 통해 인간을 위해 만들었다는 상품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사람을 위협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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