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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민주정치의 꽃, 청문회-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7-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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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정 농단이라는 생각하기도 싫은 큰 사건 때문에,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촛불 시위와 청문회를 생중계한다고 공중파를 포함한 모든 매스컴의 사전 예고에 일반 시민과 직장인들은 큰 관심을 가졌다.

    청문회 제도는 민주적 국민 참여 정치가 개척한 훌륭한 제도이다. 그것이 부정과 부패, 농단에 철퇴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지와 함께 민주정치의 꽃이라고 극찬을 하고 싶다.

    오죽했으면 청문회 제도를 정치뿐만 아니라 대기업 및 광역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했으면 하는 열성 국민도 많다. 80년대 후반에 도입된 청문회는 그동안 정치인들의 야합, 음모, 밀실 및 금권 등의 정치 개선에 많은 공헌을 했다. 그러나 약 30년의 청문회 역사를 거쳐 오면서 아직도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함이 있어 짧고 편견적인 의견을 제시해 본다.

    지금까지 중요한 사건의 청문회 때마다 청문회 스타가 탄생하여 청문회 대통령이 선출될 정도였으며, 이번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언론이 지칭한 청문회 스타가 몇 사람 거론되고 있으며 떠오르는 별이라고 주가가 상승했다고 토를 달고 있다. 청문회는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과잉발언과 질문으로 한정된 시간을 거의 소비하고 답변을 듣지 못하는 것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어떤 의원은 저질의 질문과 인신 공격, 욕설,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하는 것도 국민 정서의 반영이라고 궤변을 하는 데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번 ‘최순실의 국정농단 청문회’는 국민적 한풀이의 승화 작용이라고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일부 질문들은 청문회 본래의 목적을 너무 지나쳐서 국민 대표 신분으로서 과잉행위가 아닌가 하고 염려도 해 본다.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은 법정의 피의자와 신분도 다르고, 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많다. 국민을 대신해서 한풀이하듯이 증인들을 피의자 취급을 해 꼼짝 못하게 하는 분위기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하고 명쾌한 장면도 있었지만, 객관적으로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요즘 법정에서도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인권보장 측면에서 반말도 사용하지 않고 존댓말을 쓰는 곳도 있다는데, 하물며 청문회 증인에 대해서 인권이나 프라이버시의 배려에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았다.

    간혹 청문회 상임 위원장이 “청문회는 증거 위주로 진행돼야 하고 중복 발언이나 필요 없는 발언을 지양해 주십시오”라는 말은 아랑곳없이 우회적으로 질문해 답변을 유도하는가 하면, 상대방을 개념적으로 단정해서 질문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예단해 버리는 경우 어떻게 보면 질문자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청문회의 긍정적인 측면과 효과는 절대적으로 찬성하나, 방법에 대한 연구와 증인에 대한 보호와 위법 장치를 강화해서, 맹탕 청문회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만복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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