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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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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경남FC 미래 새싹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축구에 대한 꿈 키워요!
경남FC U-15 유소년 축구단 군복중 “목표는 프로선수”… 방학중에도 합숙하며 구슬땀
경남FC U-18 유소년 축구단 진주고, 일류 선수 만들기 전력… 구단·학부모 소통문화 만들어

  • 기사입력 : 2017-0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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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기종 선수는 챌린지에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선수야. 움직임이 남다르거든.” “송수영 선수가 이적했다고 하던데, 팀을 나간 것은 너무 아쉬워.”

    지난달 29일 오전 함안군 군북면 대덕리 군북중학교 내 마련된 축구단 합숙소. 방 한곳에 모여 앉은 20여명 남짓한 학생들은 경남FC에 대한 얘기로 끊임없었다.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얼굴에 여드름이 나 제법 어른티가 나는 학생도 있었다. 13~15세 중학생 28명으로 구성된 군북중 축구팀은 경남FC U-15 유소년축구단이기도 하다. 경남FC 산하 유소년축구단은 군북중을 포함해 U-12(경남FC클럽), U-18(진주고등학교) 등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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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군북중학교 축구부 선수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김승권 기자/

    방학이라 이미 또래 친구들은 집에 가고 없었지만, 이들은 합숙소에 남아서 축구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고 컴퓨터 게임도 실컷 즐기고 싶은 나이지만, 이들은 훈련을 택했다. 이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프로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통영이 고향이라는 홍평대(15)군은 축구 하나를 위해 이곳 함안까지 왔다. 며칠 전 훈련을 하다 왼손을 다쳐 깁스한 채로 앉아 있던 홍군은 “며칠 전에 연습 경기를 하다가 팔을 삐끗했다. 팔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지 못할까봐 아쉽다”며 “목표는 경남FC 고등학교 유소년축구단이 있는 진주고로 진학하는 것이다. 이후에 꼭 경남FC의 멋진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산에서 왔다던 주장 박기호 (15)군은 “경남FC에 입단하기 위해 어릴 적부터 꿈을 키워 왔다”며 “경남FC 산하 유소년축구단을 모두 경험하고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함안이 고향인 학생보다는 창원과 김해 등 타지에서 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제주나 울산에서 축구 열정 하나만으로 이곳까지 찾아 온 학생도 2명이 있다.

    ◆학생 3명 중 1명이 축구부, “축구가 다는 아니다”= 군북중학교 학생 수는 총 109명. 이 중 28명이 유소년축구단에 소속돼 있는 걸 생각하면 학생 3명 중 1명꼴로 축구를 하는 셈이다. 학교는 올해 정원을 최대 4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군북중학교는 지난해 초 경남FC로부터 유소년축구단에 지정되면서 학생 유입이 늘고 있다.

    축구를 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적어 학업 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군북중 유소년 축구팀을 맡은 정연훈(29) 감독은 ‘축구보다 공부가 우선’이라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정 감독은 “좋은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축구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인성, 즉 스포츠인으로서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세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공부를 빠지지 않고 듣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자연스럽게 선생님들을 존경하게끔 하는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숙제하지 않거나 성적이 부진한 학생은 연습 게임에 뛰지 못하게 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훈련을 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게다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에도 훈련을 하지 않는다.

    “요즘 축구는 기술만 좋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가 좋아야 하고 공부를 잘하면 이해력도 높아져 자연스럽게 축구 실력도 향상된다”고 정 감독은 강조했다. 정 감독의 지도력이 통했을까. 그가 부임한 지난 7월 이후 유소년팀 학생들은 학업 성적과 축구 실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강종찬 군북중 교장은 “예전에는 축구부 학생 중 학력미달이 3~4명씩은 나왔는데 올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학생들 태도도 좋아지고 이러한 점들이 결국 축구 실력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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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FC의 중심, 진주고 유소년축구단= 군북중 유소년축구단이 축구인의 자질을 키우는 곳이라면, 진주고등학교 유소년축구단은 일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곳이다. 지난 1945년 축구팀 창단 이래 조광래, 이병근, 최진한 등 굵직한 축구 스타를 배출한 진주고는 수많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지역 명문 팀이자 전국 명문 팀이다. 2008년에는 경남FC와 U-18 유소년팀을 체결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32명의 선수들이 있으며 진주고 출신 조정현(48) 감독이 이끌고 있다.

    진주고는 경남FC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구단으로서는 진주고에서 우수한 선수를 키워내 프로팀에 입단시켜 선수 스카우트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고, 신인선수 수급에 따른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내 국내와 해외 이적을 통한 구단의 재정적인 도움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남FC는 진주고를 단순한 산하 유소년 팀이 아니라 꾸준히 가꾸고 키워나가야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구단만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축구단 학부모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먹성이 좋은 시기이다보니 간식이 항상 부족한데 진주고 유소년축구단 학부모들은 모임을 만들어 매주 2회씩 직접 간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이들이 직접 먹는 김치는 직접 담가줘야겠다는 생각에 학부모들이 모두 모여 김장을 담갔다. 정기적으로 만드는 정성스러운 간식에 학부모와 학생, 코치진과 학생, 학부모와 학부모가 만날 기회가 잦아 자연스럽게 ‘소통’ 문화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문화는 결국 학생들의 축구기량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학부모들은 바란다.

    김지훈 경남FC 유소년축구단 담당자는 “군북중학교는 신임 감독의 부임으로 바뀌는 학생들의 태도와 학교 분위기가, 진주고등학교는 열정 있는 학부모들의 지원 덕에 앞으로 2~3년 뒤의 경남FC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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