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가고파] 정초에 생각하는 ‘오만과 편견’- 이상목 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7-01-02 07:00:00
  •   

  • 새로운 시작은 설렘이다. 지나간 시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래선가. 대개의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스스로를 다잡는 각오와 목표를 세운다. ‘담배를 끊겠다’, ‘외국어를 배우겠다’, ‘체중을 줄이겠다’, ‘악기를 배우겠다’. 모두 어제오늘 이 중 하나를 가슴에 새겼을 것이다.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새벽녘 홰를 치며 장쾌하게 여명을 깨우는 장닭처럼, 원대한 기상으로 일단은 출발이다.

    ▼40대와 결별하고 올해 50대에 진입하는 한 지인이 있다. 모 공공기관에 근무하는데, 낙천가이자 행동가다. 인생 50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지기 시작하는 나이인지라 그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지천명에 걸맞게 수필집을 내볼까’, ‘영어공부를 다시 해볼까’, ‘은퇴를 대비해 요리나 농사법을 배워볼까’ 등등 욕구가 샘솟는다고 했다. 평소 보아온 그의 성정이라면 어느 하나는 반드시 시작하고, 결실을 낼 것으로 짐작된다.

    ▼누구나 나이에 걸맞은 목표 설정은 필요하다. 주어진 삶을 허투루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시간은 돈이나 재산처럼 저축이 되지 않는다. 순간순간 계획하고 실천적으로 쓰지 않으면 무심하게 흘러가 버린다. 인생사 보람된 족적도 남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돈보다 더 아껴야 하는 게 시간이다. 이 소중한 시간을 개인적 목표를 넘어 이웃을 더 사랑하는 데 쓰는 것도 참 의미롭겠다.

    ▼우리는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도 손색 없는 ‘비폭력 촛불집회’ 문화를 창조한 성숙한 민족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조롱하고 증오하며 아무 거리낌 없이 저주를 퍼부어왔다. 그 기저에 각자의 ‘오만과 편견’이 있었다.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말했다.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들고,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고. 그래서 제안한다. 정유년에는 부디 오만과 편견을 화로에 던져버리자. 그래서 ‘만인이 만인을 사랑하는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

    이상목 사회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