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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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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면허시험’ 첫날 장내기능시험장 가보니…

44명 중 34명 줄탈락 … “도대체 왜?” 줄항의
합격률 23%, 기존보다 56% 떨어져
면허 5년차인 기자도 ‘불합격 통지’

  • 기사입력 : 2016-12-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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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운전면허시험 방식이 시작된 첫날. 기능시험 응시자들의 너무 이른 불합격 소식에 대기하던 사람들로 가득 찬 시험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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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도로교통공단 마산운전면허시험장에서 기능시험차량에 빨간불이 들어와 탈락을 알리자 안전요원이 긴급하게 운전석으로 달려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출발 2초 만에 탈락= 22일 오후 1시 마산운전면허시험장. 개선된 운전면허시험의 장내기능시험 첫 응시자는 차량 출발 2초 만에 실격했다. 와이퍼·방향지시등 등 ‘운전장치 작동’ 부분은 통과했지만 새로 추가된 코스인 경사로 구간에서 실격한 것이다. 대기실 창가에 모여 이를 지켜보던 응시생들은 “처음부터 이라면 우짜노”라며 불안에 떨었다.

    시험은 계속됐지만 합격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실격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험관들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속 코스에서 떨어진 조모(40·여)씨는 “이 코스에서 처음 운전해봐서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네. 내가 속도를 계속 내고 달린 줄 몰랐다”며 하소연했다. 직각주차 구간에서 탈락한 정모씨는 시험관에게 “와 떨어진 겁니까? 백(후진)으로 들어가서 앞으로 주차하는 거 아닙니까?”며 따지기도 했다.

    ◆면허 5년차 기자도 실격= 면허 취득 5년차인 기자가 예정된 시험 종료 후 2종보통 코스를 도전한 결과, 불합격했다. 가속구간을 제외한 코스에서 20㎞ 이상 속도를 낼 수 없자 답답함이 엄습했다. 이 와중에 직각주차 구간에서 차선 침범을 3회 정도 했고, 돌발 상황 후 비상등을 끄지 않은 채 달리는 등 여러 차례 감점을 받고 종료지점으로 돌아오자 ‘불합격’했다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기능시험에서 불합격한 응시생의 상당수는 면허취소자였다. 변경된 기능시험 코스는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라 할지라도 이 코스를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쉽게 합격하기 어려웠다.

    ◆난코스는 가속구간= 응시생들을 곤혹스럽게 한 난코스는 ‘1종보통’의 경우 가속구간이었다. 가속하고 감속하는 과정에서 기어변속을 재빨리 하기 어려운 탓이다. ‘2종보통’은 직각주차 구간에서 차선 침범으로 많이 감점됐다. 1종은 차체가 높아 그나마 차선이 잘 보이지만, 2종은 차체가 낮아 잘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응시자들의 불합격이 속출하자 안전요원들은 바빠졌다. 안전요원들은 탈락한 응시생들이 운전하는 차량에 올라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작업을 반복했다. 개선 전 기능시험(50m)에서는 3명의 안전요원이면 충분했지만 이번 시험(640m)에서는 5명이 투입됐다.

    ◆첫날 합격률 23%= 마산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는 “기존 코스보다 훨씬 길고 불합격자가 많을 것이라 예상돼 안전요원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산운전면허시험장에서 진행된 장내기능시험 전체 응시자는 44명으로 이 중 10명만 합격했다. 합격률은 기존 합격률 79%(12월 개선 전 기준)보다 56%가량 떨어진 22.7%였다. 경찰이 실차를 통해 실험한 장내기능시험 합격률 80%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다. 같은날 진행된 도로주행시험 합격률 역시 개선 전보다 6% 정도 낮아진 50%를 기록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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