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극우 가정사’를 통해 본 극우의 민낯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클레어 코너 지음, 박다솜 옮김
갈마바람 펴냄, 1만8000원

  • 기사입력 : 2016-12-16 07:00:00
  •   
  • 메인이미지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극우단체 ‘티 파티(Tea Party)’가 급부상했다. 그들의 집회에서는 “정부에 암약하는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라” “이민자들은 적이다” “동성애는 사악하다” “최저임금과 실업수당 때문에 실업자가 생겨난다” “노동조합은 게으른 자를 보호한다” “사회보장제도는 지속 불가능한 제도다” 등의 말이 쏟아졌다. 티 파티를 비롯한 극우단체들은 예전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더 커졌고, 막대한 자금과 언론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았다.

    이런 광경을 목도한 저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극우의 유령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저자는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의 열성 회원이었던 부모 탓에 극우의 광기를 목격하며 자랐고, 그 자신 또한 존 버치 협회 회원이 됐다가 탈퇴했다. 저자는 존 버치 협회가 자신의 부모를 딴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증언한다. 다정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느 순간부터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하며, 자신들의 신념을 강요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애국’은 어떤 것이기에 자신들의 삶과 가정보다 더 중요하고 모든 것을 바쳐야 할 대상이 되었나. 그런 애국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만이 ‘진짜 애국’이라고 믿는 존 버치 회원들의 모습은 저자의 눈에 비상식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백인 남성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졌던 식민지 시대가 미국의 황금기였다고 말하는 존 버치 회원들의 눈에는 스페인의 잔혹한 독재자 프랑코마저도 가톨릭 신자이자 반공주의자라는 이유만으로 선의 편에 서 있는 영웅으로 보였다.

    서영훈 기자 float21@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