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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해저플랜트 국산화 길 없지 않다- 이명호(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1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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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해양플랜트라고 하면 우리의 눈에 보이는 반잠수식 시추선인 드릴리그, 잭업리그, 드릴십, 고정식플랫폼, 스파, 티엘피 및 부유식 생산 저장설비(FPSO) 등을 말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해양플랜트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엄밀히 말해 해양플랜트는 물 바깥에 나와서 눈에 보이는 수면상부의 해양(Surface)플랜트인 해상플랜트와 물속 수면하부의 해양(Subsea)플랜트인 해저플랜트로 나눌 수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처럼 해양은 바닷속인 수면 하부에서부터 해저 바닥까지를 말한다. 그래서 Subsea플랜트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닷속에 있는 해양플랜트라는 뜻이다. 초기의 해양유전개발에서는 시추하고 시추공에 배관을 연결해 높은 압력으로 올라오는 물과 가스와 이물질이 많이 섞인 기름을 해상플랜트의 프로세스 시스템에서 분리 처리하여 원유를 생산했지만, 어느 정도 기름과 가스를 뽑아 올리고 나면 유전의 압력이 떨어져 더 이상 생산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아직까지 유전에 기름이 많이 남아 있다 하더라도 생산할 방법이 없어 생산을 중단하고 유정을 메워 버렸다.

    미국과 유럽의 해양강국들은 유가의 상승으로 더욱 수심이 깊은 먼 바다와 이미 메워버린 유정에 관심을 가지고 보다 효율적으로 더 많은 기름을 생산하기 위해 Subsea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해저플랜트는 크게 해저분리기(Subsea separator), 해저압축기(Subsea compressor), 해저펌프(Subsea pump)와 해저케이블(Umbilical), 해저수직관 및 배관(Riser and flowline)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 매니폴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정상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리는 장치는 유정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제어하는 밸브뭉치로서 초기에 밸브의 설치 모양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은 Subsea tree라고 많이 불리며 3~4개의 유정에서 생산된 생산물을 하나로 모아서 분리기와 펌프 압축기로 공급하는 시스템이 해저매니폴드이다.

    유정에서 70% 이상의 물이 포함된 기름, 가스 각종 이물질이 뒤섞여서 올라온 생산물을 다시 물과 가스와 기름으로 분리 처리해야 하는 해상플랜트 프로세스 시스템의 할 일을 해저바닥에서 물과 기름과 가스로 분리하는 장치가 해저분리기이다. 해저압축기는 매니폴드에 설치된 해저분리기에서 분리된 가스를 고압으로 압축해 수면상부의 해양플랜트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며 해저펌프 역시 해저분리기에서 분리된 기름을 높은 압력으로 수면상부의 해양플랜트로 이송하는 역할을 한다.

    초기 해저플랜트가 없었을 경우에는 해저에 설치된 모든 시스템이 원유생산설비인 해상플랜트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해상플랜트의 프로세서 규모가 커졌지만 해저플랜트의 설치로 해상플랜트의 규모를 작게 만들 수가 있고 이미 폐기된 유정을 다시 살려 먼 거리의 해양플랜트로 기름과 가스를 이송할 수 있다. 더구나 해양 오너들은 향후에 모든 해상플랜트의 프로세스 시스템을 해저에 설치해 해저공장(Subsea Factory)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해양플랜트를 전공하거나 관련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해저플랜트의 규모는 설치비용 면에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전체의 60~70%를 차지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해양플랜트 가격의 2~3배에 달한다.

    해양 오너들은 유전에 해양플랜트를 설치하기 위해 우리의 조선소에 해상플랜트만 주문하지만 해저플랜트는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해저플랜트를 알 수가 없으며 첨단기술과 천문학적인 설치비용을 보면 우리가 참여하지 않을 수 없지만 유전이 없는 우리로서는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산유국의 반열에 올린 동해가스전을 이용해 순수국산 해저플랜트의 시험제작 설치를 해 본다면 국산화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명호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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