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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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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기자 세상] 은행나무는 천덕꾸러기가 아녜요

오찬휘 초록기자(창원 대원초 6학년)
열매 악취 민원 많지만 공해 흡수하는 고마운 나무

  • 기사입력 : 2016-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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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노란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인 은행나무 가로수.


    가을이 깊어가면서 주위의 나무들도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고 있다. 특히 은행나무의 노란 색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내가 다니는 대원초등학교 가로수도 모두 은행나무라서 등하교를 할 때마다 샛노란 낙엽이 꼭 노란 카펫을 밟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행복해진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은행나무를 원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은행나무 열매의 지독한 냄새 때문에 끊임없이 민원이 발생해 각 지자체들은 은행나무를 베어내거나 수나무로 교체한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됐다. 과연 이런 식의 대처방법은 옳은 것일까?

    오래전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정한 이유는 은행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공해를 빨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해서이다. 아황산가스나 납 성분을 정화하는 능력이 플라타너스보다 두 배나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리고 먼지나 질소에 잘 견디고 공해에 적응하는 능력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가로수에 적합하다.

    그런데 은행나무의 열매가 풍기는 악취 때문에 각 지자체들이 나서서 가로수 수종을 교체하려고 한다고 한다. 아니면 몇 해 전에 개발된 암수구별법을 이용해 수나무만을 골라 심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나무로만 교체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수종 교체 시 문제점으로는 교체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수종변경에 드는 비용이 한 그루당 50~100만원이 들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40년 전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해 악취로부터는 벗어났으나 일본 국민들의 50%가 봄, 가을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통이 심해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남녀조화를 이루지 못해 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부르는 것이다.

    메인이미지오찬휘 초록기자

    은행나무는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건강에 좋은 열매를 제공해주며 공해까지 흡수해서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나무다. 고작 한두 달의 불편함 때문에 장점 많은 가로수를 모두 교체한다는 것은 돈도 많이 들 뿐 아니라 국민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턱대고 은행나무를 베어내거나 수종을 교체하는 것보다 열매가 익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은행을 거두고, 은행 열매의 장점을 부각시켜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오찬휘 초록기자(창원 대원초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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