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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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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태풍 ‘차바’ 할퀸 국도25호선, 50일 만에 다시 가보니

복구 안된 절개지, 토사 쏟아질듯 위태로워
도로는 정돈됐지만…산비탈 배수로 등 훼손된 채 방치

  • 기사입력 : 2016-11-2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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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5일 태풍 ‘차바’가 할퀴고 간 국도 25호선. 벌써 50일이 지났지만 아직 역대급 폭풍우의 자취는 선명했다. 언뜻 보아서는 멀끔했지만, 절개지 토사 등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여전히 위태로웠다.

    23일 창원 성산구 대방동~창원시립테니스장 방면 IC를 잇는 도로는 정돈된 상태였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승용차가 지나갈 때마다 사방으로 날리던 흙먼지도 비교적 덜했고, 도로 가장자리를 굴러다니던 돌멩이라기엔 큰 덩어리의 돌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도로에는 오른편 비음산 절개지에서 흘러내린 토사들이 일부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이곳을 처음 지나가는 운전자라면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지 못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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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5일 태풍 차바가 몰고 온 기습폭우로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국도 25호선 양방향을 덮쳤다./경남신문DB/

    하지만 그뿐이었다. 당시 운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원인은 여전히 해결이 미비했다.

    지난달 제18호 태풍 ‘차바’가 몰고 온 기습폭우는 창원 안민터널~경남도청~동읍을 잇는 국도 25호선 도로를 마비시켰다. 비음산 등 산 위쪽에서 쏟아진 토사가 도로를 덮쳤고, 더불어 흘러내린 흙탕물로 일부 구간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운행이 멈췄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절개지는 도로로의 토사 유출과 낙석 등을 막을 만한 장치가 갖춰지지 않았다. 가장 집중적으로 토사가 유출됐던 테니스장 방향 토월IC 직전에 위치한 배수로는 곳곳이 파괴돼 철근이 튀어나와 황량했다.

    도로와 산을 구분지은 중간 가림막 뒤로는 미처 수습되지 못한 듯한 토사·돌과 철근·시멘트조각이 머물렀다. 도로쪽으로 고개를 숙인 나무들도 종종 발견돼 운전자들은 사고 재현을 걱정했다.

    대방동에서 국도 25호선을 이용해 출근한다는 신지영(35·여)씨는 “산사태와 물난리의 악몽을 겪은 게 바로 지난달이다. 그 정도의 큰 사고에도 아직 절개지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그때처럼 큰비가 오면 다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면서 “그물망이나 가림막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구조물 설치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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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도 25호선 피해 현장이 50일이 지났지만 복구가 되지 않은 채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

    외관상과 같이 복구작업은 도로상 토사를 치우는 등 응급조치단계에 그쳤다. 태풍으로 무너져 내린 절개지와 배수로 등 구조물들을 정비하기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관리기관인 진영국토관리사무소는 “지난달 시설물 안전관리기관인 한국시설안전공단과 공동으로 현장점검 후 사면보강방법 검토의견서를 받아둔 상태다”면서 “양산 등 피해를 입은 곳이 많아 예산 확보시점이 정확하진 않지만 내려오는 대로 빠른 시일 내 공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인 산자락의 토사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창원시 산림농정과에 사방공사(식물 피복 및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 토양의 침식작용 등을 방지하는 것) 협조 공문을 지난 10일 보내놓은 상태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시로 오가며 절개지와 도로 등 상황을 살피고 있다”면서 “구조물 설치뿐 아니라 관리체계 보강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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