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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울산 고래문화특구 딜레마- 지광하(울산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6-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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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유일의 ‘고래문화특구’ 울산 장생포가 관광정책과 기업 유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고래관광 인프라 확충에 따라 방문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래특구 진입로에 들어서는 소각시설 등 공장 증설이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울산시 남구는 고래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련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남구는 43억원을 들여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고래문화마을 5D 입체영상관’을 건립 중이다.

    또 민자 유치로 총 98억원을 투입해 장생포 고래마을에 모노레일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남구는 지난 7월 해군 231전진기지로 사용되던 지상 5층 건물을 61억원에 사들여 유스호스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청장 공약사업인 1300억원 규모의 ‘호텔형 고래등대’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장생포는 2005년 고래박물관 개관 이후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등 10여 년 동안 관련 인프라가 꾸준히 확충되면서 한 해 70만명 이상 방문하는 관광지로 부상했다.

    여기에 5D 입체영상관, 모노레일, 유스호스텔 등이 조성되면 가족 단위 관광객의 체류형 관광이 가능할 것으로 남구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생포는 고래 역사와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화학공단에 둘러싸인 지리적 약점도 있다.

    장생포로 진입하려면 복잡하게 얽힌 배관, 높은 굴뚝, 저장탱크 등이 있는 공장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실제로 이 지역에는 날씨가 흐리면 화학공단 특유의 악취가 풍긴다.

    스팀(증기) 생산업체 KR에너지는 고래특구 진입로 인근에 고형연료(SRF)를 태우는 소각로 4기를 설치하고 있다.

    고형연료는 폐플라스틱, 비닐, 폐목재 등 원료를 잘게 부순 뒤 오염물질과 중금속 등을 걸러낸 연료다.

    장생포 주변에는 현재 동부에너지, 울산ENP 등 고형연료 소각시설이 3곳 더 있다.

    장생포 주민들은 “고래잡이 금지 이후 몰락한 장생포가 관광지로 살길을 찾으려 하는데, 그 입구에 유독가스를 내뿜는 공장을 허가한 행정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는 “고형연료는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돼 정부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면서 “국가산업단지 내 스팀 제조시설 설치를 제한할 근거가 없고, 배출가스는 굴뚝 자동측정장치(TMS)로 관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지 않으면서 주민이나 관광객 불편도 없도록 하는 묘수를 찾을지 궁금하다.

    지 광 하

    울산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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