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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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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부키 펴냄, 1만6000원

‘적당한 불편함’이 매력이 되는 시대
‘약간의 불편’을 받아들이는 소비자들
그 욕망을 새 라이프 트렌드로 읽어내

  • 기사입력 : 2016-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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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서울 강남에 ‘쉑쉑버거’로 통하는 ‘쉐이크쉑’ 한국 1호점이 들어섰다. 푹푹 찌는 한여름 대낮에도 수많은 이들이 장사진을 치면서, 1시간의 대기시간은 예사였다. 이런 광경은 비단 쉑쉑버거 앞에서만 목격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맛있다는 짬뽕을 먹기 위해서, 전국 최고라는 단팥빵을 사기 위해서, 새로 나온 스마트폰을 남보다 먼저 손에 넣기 위해서 기꺼이 줄을 선다.

    긴 기다림 끝에 간신히 테이블을 차지해 음식을 받으면,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열심히 사진을 찍은 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짬뽕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예외없이 즐거운 표정들이다. 이들이 겪은 약간의 불편은 핫플레이스에서의 경험과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불편’이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감수할 만큼 적당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수해야 할 불편의 크기보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의 가치가 더 높으면 소비자들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찾아 다니기도 한다. 이것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좀 더 멋지고 세련돼 보이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이프 트렌드 연구가인 저자는 이 같은 ‘적당한 불편’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욕망을 포착하는 것이 ‘2017년 라이프 트렌드’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트렌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끊임없이 진화할 뿐만 아니라 변종도 만들어 낸다.‘적당한 불편’ 트렌드는 채식주의 트렌드나 더치페이 트렌드 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소비에서 적당한 불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식생활에서 ‘세미-베지테리언’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고, 더치페이를 통해 돈 때문에 인간관계가 불평등해지는 것을 막고자 할 가능성도 크다. 이들은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내세우며 ‘후거’ 트렌드를 받아들일 여지가 크고, 혼자 놀기와 ‘고양이 집사’를 자처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들을 상대하려면 ‘라이프 셰어(Life Share)’를 통해 소비자 욕망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서영훈 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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