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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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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국민 사과로 끝날 일 아닌 ‘최순실 의혹’

  • 기사입력 : 2016-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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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각종 연설문과 발언자료 등이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것을 두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이 사전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불과 20시간 만에 대국민 사과문을 긴급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최씨의 연설문 개입이 지난 대선 때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밝혀 사실상 국정 개입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누구 하나 국민들이 납득할 해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박 대통령의 여섯 문장짜리 사과문을 청취한 국민 대다수는 충격에 빠지면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다. SNS 등에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민심의 댓글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박 대통령 사과에 여야 정치인들은 의혹 해소에 미흡하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으면서 국민의혹 해소와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특히 대통령의 연설문을 들춰보고 손까지 댄 것은 국기(國基)를 뒤흔든 행위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비서진 교체자료의 경우 발표 하루 전인 8월 4일 오후 6시 27분에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드레스덴 연설문도 하루 전에 받아 본 흔적이 나왔다. 심지어 주요 국무회의 모두발언도 미리 받아보았다고 한다. 야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박 대통령의 사과를 놓고 유감을 표명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이날 야당은 성역 없는 특검수사, 청와대 비서진의 총사퇴 등을 주장했다.

    이제 증폭된 국민적 불신과 의혹을 놔두고는 한 걸음도 국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어 보인다. 청와대 등 정권실세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는 여론이 들끓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시간이 거듭할수록 답답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에게 모든 진상을 밝혀야 한다. 물론 최순실씨에 대해선 검찰수사를 통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작금 터무니없는 사실로 규정했던 청와대 비서진들의 입에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8개월 동안 비선실세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연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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