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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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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6) 헐타, 항거석, 보오쌀

  • 기사입력 : 2016-09-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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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지난주 서울 대학로에 갔더니 쌀값 폭락에 항의하는 농민들 집회가 열리고 있더라. 농민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쌀 수입과 재고미 관리 실패로 쌀값이 20년 전 가격으로 대폭락했다”고 하더라고. 뉴스를 보니 1996년 80㎏ 쌀 한 가마 가격이 평균 13만6713원이었는데 올해 9월 15일 기준으로 전국 산지 쌀값이 평균 13만5544원이라고 하더라. 그동안 소비자물가는 70% 올랐다고 하고.

    ▲경남 : 그라고 보이 쌀금이 헐키는 헐타. 올개(올해)도 풍년이라 카던데 농민들 시름이 더 깊어지겄네.

    쌀만 그런 기 아이(아니)고 거창 등 포도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칠레산 포도 수입으로 포도금이 폭락해가꼬 걱정이 항거석이더라꼬. 포도 한 송이에 300~400원 한다 카대. 이래 가꼬는 농사비용도 안 나온다 카더라꼬. 폐농하는 농가도 항거석이라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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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식량안보’도 중요하잖아. 이러다가 쌀과 과일 등을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생각만 해도 겁난다. 그런데 ‘헐타’하고 ‘항거석’이 무슨 뜻이야?

    ▲경남 : ‘헐타’는 ‘값이 싸다’카는 뜻인 기라. 예전엔 마이 썼다 아이가. 항거석(항거)은 ‘많다’카는 뜻이고. 옛날 국민학교 댕길 때 혼분식 장려운동 안했나. 너거도 했제? 그때 도시락 검사를 하이 안 걸릴라꼬 쌀밥 위에 보오쌀(보쌀) 깔고 해쌓다 아이가. 집에서 밀가리로 밀장국도 끼리(끓여) 묵고. 국시(국수)도 자주 묵고.

    △서울 : 우리도 도시락 검사했었어. ‘밀가리’는 ‘밀가루’고, ‘국시’는 ‘국수’란 건 알겠는데 ‘보오쌀’하고 ‘밀장국’은 뭐야?

    ▲경남 : ‘보오쌀’은 ‘보리쌀’이고, ‘밀장국’은 ‘수제비’를 말하는 기다. 밀장국은 요시처럼 밀가리반죽을 칼로 잘라 옇는(넣는) 기 아이고 손으로 떼서 옇었지. 우쨌거나 농민들이 가격 폭락 걱정 이자뿌고(잊어버리고) 농사지을 수 있어야 할 낀데.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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