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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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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4) 가죽다, 데불다, 어불리다

  • 기사입력 : 2016-09-0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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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벌써 다음 주가 추석이네. 추석 때 고향 서울에 가서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

    서른 중반인 조카딸은 사귀는 남자가 있는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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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니 와 그라노? 추석 등 명절에 하모(하면) 안 되는 금기어 이바구(이야기) 못 들어봤나? ‘취업했나?, 결혼 언제 하노?, 대학 어디 갈끼고?’ 이런 거 물으면 안 된다 안 카더나.

    대답할라 카모(대답하려고 하면) 얼매나 부담시럽겄노. 아무리 궁금해도 묻지 말고 참거래이.

    △서울 : 듣고 보니 네 말이 맞네. 난 처가가 같은 서울이라서 가는 게 어렵지 않은데, 넌 처가가 어디야?

    ▲경남 : 우리 처갓집 가죽다. 창원이다 아이가. 김해서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추석 다음 날 딸래미(딸내미)들 데불고 처갓집에 갈끼다.

    △서울 : ‘가죽다’니? 또 ‘데불고’라니?

    ▲경남 : ‘가죽다’는 ‘가깝다’ 카는 말이다. ‘가찹다’라꼬도 캐 쌓았다. ‘데불고’는 ‘데리고’라는 뜻이고. 추석에 처갓집 식구들 하고 어불리가 노래방에 함 가보까.

    △서울 : ‘어불리가’라니? 동네 노래방 이름이야?

    ▲경남 : ㅎㅎ 프랑스말 겉제? ‘어불리다’는 ‘어울리다’라는 뜻이야. 그라고 추석에 니 조카딸 만나면 “더 이뻐다(예뻐졌다)”꼬 말해주거래이. 가족간에 정치 이바구도 하지 말고.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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