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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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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우려 수산물 소비 감소…전국 횟집 '전전긍긍'

거제·통영 등 예약 취소 잇따라…상인들 "빨리 진정됐으면"

  • 기사입력 : 2016-08-27 1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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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이 서서히 물러날 기미를 보이면서 전국 해안가 횟집들이 본격 손님맞이를 할 채비를 하던 중 경남 남해안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횟집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가을 장사를 망치지 않을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5년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다녀간 데 이어 두번째 환자가 발생한 경남 거제지역을 비롯해 통영 등지 횟집 등 수산물 판매상점엔 벌써 타격이 가사화됐다.

    인근 부산과 광주·전남지역 등에선 휴가철이 막 끝나 매상이 줄긴 했지만 콜레라 때문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비해 일부 생선회 애호가들은 콜레라가 치명적인 전염병도 아니고 건강한 사람은 감염우려가 적다며 여전히 회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거제는 콜레라 '직격탄'…예약취소 잇따라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경남 거제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횟집 등에선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등 손님 자체가 크게 줄어든 분위기다.

    고현동 A횟집 주인은 "콜레라 발병 소식이 전파된 25일 예약 손님 6팀 중 2팀이 해약했고 26일 예약 손님은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장승포동 B횟집 주인은 "25일 생선회를 먹은 손님은 평소의 절반 수준이었다"며 "26일에는 아직 예약 손님이 없는 것으로 봐 콜레라 여파가 횟집에 직접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인근 C횟집 대표는 "어제까지는 콜레라 영향을 못느꼈는데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다"며 "이번 주말 손님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모르겠다"고 기대반 우려반 분위기를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관광객 등 외지인들은 당분간 회에 손도 대지 않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좋지 않은데 하루속히 콜레라 파문이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현지인들보다 관광객들이 횟집 이용을 더 자제할 것"이라며 "조선불황으로 시 경제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콜레라가 발생해 지역경제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다른 지역도 손님 줄어…"관광객이 특히 민감해"

    폭염을 식혀주는 소나기가 내린 이날 오전 통영시 중앙전통시장.

    비가 와서 그런지 횟감을 찾는 발길이 뜸한 편이었다.

    상인들은 오가는 손님들에게 싱싱한 횟감을 사가라고 목소리를 높엿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거제에서 70대 할머니가 삼치를 먹고 콜레라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콜레라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회를 멀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들 지역 횟집에서는 예약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매출도 절반으로 줄었다.

    콜레라 추가 발병자가 나타나지 않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이런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횟집 주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광주·전남의 경우 횟집이나 식당들은 콜레라 분위기가 확산해 활어 기피 분위기가 확산할 것을 우려했다.

    최근 손님이 다소 준 것은 피서철 성수기와 관광지 휴가철이 끝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같은 현상이 추석까지 이어질지 상인들은 한걱정이었다.

    여수 D횟집 사장은 "휴가철 하루에 평균 30~40팀 이상을 받았다면 요즘에는 하루 10팀 안팎으로 줄었다"며 "매년 8월 15일이 넘어가면 손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과거와 비슷한 거 같은데 콜레라 때문에 괜히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보령과 태안 등 충남 서해안 유명 해수욕장 등 관광지 주변 횟집들도 남해안에서 발생한 콜레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콜레라균이 서해안까지 옮겨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나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E횟집을 운영하는 주인(50)은 "관광객들은 여론에 아주 민감하다. 이번주부터 피서철이 끝난 시기여서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긴 했지만 남해안 콜레라 여파가 추석절까지 이어지면 휴업을 해야 할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있는 민락회센터는 콜레라 여파가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민락회센터 한 횟집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 때문에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줄어들어 장사를 망쳤는데 이제는콜레라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면서 "콜레라가 발생 사실이 알려진뒤 오는 첫 주말에 손님이 거의 없을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콜레라가 발생한 경남 거제와 가까운 부산 강서구 지역의 횟집들도 걱정이 많다.

    이곳에는 낙동강 녹조로 민물회 장사를 망친데 이어 가을 전어철까지 콜레라 공포가 생겨나자 한숨을 쉬고 있다.

    강서구 한 횟집 관계자는 "횟집 경영자들끼리 만나면 콜레라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면서 "빨리 콜레라균 원인 규명이 되고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동해안은 '조용'…일부 애호가들 여전히 횟집 찾아

    이에비해 강원 동해안 횟집에서는 크게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다.

    피서객도 빠진 상태라 조용한 편이다.

    다만 발병자들이 해산물을 섭취한 후 증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산물 기피현상이 발생해 손님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신경 쓰는 분위기다.

    속초의 한 횟집 상인은 "해산물 또는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거나 당국의 감염경로와 역학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발병자들이 해산물을 섭취했다는 이유로 원인을 해산물로 확정 짓는 듯한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마디했다.

    그는 "수산물을 취급하는 업소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조기에 종식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하루속히 콜레라 발병 원인을 밝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회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콜레라 치사율이 매우 낮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오히려 회를 즐길 때가 됐다고 반기고 있다.

    여수의 한 횟집은 성수기가 끝나고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손님이 감소했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횟집 사장은 "콜레라 뉴스를 봤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며 "예전에 비브리오가 발생하면 초기에 손님이 줄기는 했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은 의식하지 않고 횟집을 찾는다"고 전했다.

    콜레라 환자가 나타난 광주도 여수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식당들은 콜라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하면서도 콜레라 발생이 광주에서 먹은 음식 때문은 아니라는데 안도하기도 했다.

    광주 도심 식당가가 밀집해 있는 상무지구의 한 횟집 사장은 "최근 손님이 봄·가을철의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인데 평소 이맘때 모습이긴 하지만 콜레라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오신 손님들은 대부분 콜레라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영시민 전모(40·공무원)씨는 "콜레라는 노약자들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콜레라 소식에 관계없이 기회가 되는대로 회를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영에서 횟집이 밀집해 있는 도천동 한 횟집은 물회로 정평이 나 있다.

    이 횟집 주인은 "콜레라에 그렇게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며 "젊은이들은 콜레라와 관계없이 회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약자를 중심으로 회를 자제하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 "콜레라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이번 일이 잠잠해 지면 다시 회 소비가 늘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통영중앙전통시장상인회 윤우연 회장은 "통영지역 횟집들은 깨끗한 바닷물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콜레라 감염 우려가 없다"며 "회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이런 때 싼값에 회를 먹을 수 있다며 횟집을 더 동해안찾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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