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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타임스퀘어 광장 폭탄테러 미수 사건의 교훈- 전병현(김해중부경찰서장)

  • 기사입력 : 2016-08-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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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5월 1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미국 뉴욕의 대표적 번화가인 타임스퀘어 광장. 그곳에서 노점상을 하던 랜스 오튼(56)과 듀앤 잭슨(58)은 불법 주차된 SUV차량에서 연기가 피어나오는 것을 수상히 여겨 순찰 중이던 경관에게 신고를 했다.

    경찰은 차량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발견하고 즉시 수천명의 관광객들과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폭발물 처리반을 투입해 제거에 들어갔다. 차량에서는 프로판 가스통과 휘발유 2통, 전선에 연결된 시계 2개가 발견됐고, 미 당국은 주변의 CCTV를 샅샅이 조사해 사건 발생 3일 만에 파키스탄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인 파이잘 샤자드(30)를 용의자로 검거함으로써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사건을 아무런 피해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가진 연설에서 “평범한 두 시민의 영웅적 행동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테러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일단 발생하면 개인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침해는 물론, 국가안보에 미치는 폐해를 돌이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4일,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80여명의 희생자를 낸 트럭 테러에서 보듯이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테러의 양상은 ‘소프트 타깃’과 ‘외로운 늑대형’이라는 특징으로 대변된다.

    기존의 테러가 정부기관이나 공항과 같이 파급력이 큰 공적시설(하드 타깃)을 대상으로 했다면, 최근엔 상대적으로 경계가 느슨한 관광지나 축제장, 도심 카페, 공연장과 같은 민간 영역(소프트 타깃)으로까지 확대되고 있고, 범인도 테러단체와 직접적 연계가 없어 정보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소외된 개인에 의해 자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 테러방지법이 발효되면서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테러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으나, 이처럼 소프트 타깃을 대상으로 한 외로운 늑대형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대비와 더불어 우리 국민 모두가 테러의 감시자가 된다는 마음으로 주변의 위험요소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2010년 5월, 수천명의 사람들로 붐비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티셔츠와 핸드백을 팔던 랜스 오튼과 듀앤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

    전병현 (김해중부경찰서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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