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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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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상시 개방해 썩어가는 낙동강물 살리자”

낙동강네트워크, 도청 앞서 기자회견
김해 대동선착장서 ‘악취 물’ 떠와 전시

  • 기사입력 : 2016-08-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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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네트워크 회원들이 25일 오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악취 나는 낙동강물을 떠와 전시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25일 오후 2시께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다.

    지역 환경단체 등 낙동강 살리기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썩어가는 낙동강을 증명하기 위해 이날 김해 대동선착장에서 떠온 물을 진열한 탓이다.

    낙동강네트워크(공동대표 차윤재)는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300만 국민이 이런 썩은 내 나는 물을 먹고 있다. 물고기는 물론 농작물도 자라날 수 없는 똥물”이라면서 낙동강 수계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낙동강 재생을 위한 보 수문 개방 등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 앞에 놓인 낙동강 물은 폭염으로 인해 녹조가 심해진 탓에 걸쭉한 농도에 밝은 초록빛이 선명했다. 진동하는 썩은 냄새에 일부 참여자들은 숨을 참거나 코를 움켜쥐었다.

    차윤재 공동대표는 “2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는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돼 낙동강에서의 어패류 어획, 식용 등 자제 권고가 내려왔다”면서 “썩은 물에 물고기도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어획 금지는 어민들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고령군 농민 곽상수씨는 “경작 대지 높이가 12.2m 정도 되는데 근처 합천보가 10.5m로 물을 가두고 있다 보니 땅을 조금만 파도 물이 올라올 지경”이라면서 “20만평 중 매년 20%씩 물이 차오르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5년째 수박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모두 손을 놓은 상태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나 국토부는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희섭 한국어촌사랑협회 사무국장은 “물을 가두고 녹조가 심해지면서 물고기 개체가 거의 없는데다 잡히더라도 리굴라 촌충 등 피부병에 감염돼 반점이 가득한 물고기들이다. 녹조가 마이크로시스틴 등 간질환을 발병할 수 있는 독성물질을 안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유통상인들은 낙동강 물고기를 사려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식수원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과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농·어민 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수문 개방, 장기적으로는 보 철거를 정부 등 관계기관에 촉구할 계획이다. 또 농·어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한 소송과 특별법 제정 등도 고려하고 있다.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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