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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신간도독(新刊導讀) - 새로 간행된 책을 소개하여 읽게 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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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출판문화산업원의 통계에 의하면, 2014년도에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발행된 도서 종류는 약 3만 종이다. 어린이용 도서나 중고등학생용 교과서나 보충교재는 제외한 숫자다.

    흔히 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만 권의 책을 읽기는 정말 쉽지 않다. 매일 한 권씩 30년 동안 계속 읽어야 만 권을 읽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권 읽는다면 1년에 12권, 50년 읽으면 겨우 600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니 잘 골라 읽는 것이 중요하다.

    요즈음 대형서점은 한 서점에 평균 50만 권 이상 진열해 놓고 있다. 내용에 따라 분류를 해 두었지만, 내용이 종합적이라 분류를 하기 어려운 책도 있고, 또 분류하는 서점 직원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 분류해서 진열한 것도 수없이 많다.

    필요한 책을 고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컴퓨터로 검색을 해서 찾을 수 있지만, 서명이나 저자명을 알 경우에만 가능하고, 막연하게 어떤 내용의 책을 구해보고 싶을 때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책을 소개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책을 소개받고 싶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자, 방송이나 신문 등에 신간을 소개하는 난이나 프로가 생기게 됐다.

    방송 등에서는 전문가 몇 사람을 모시고 아나운서나 개그맨들이 진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행이 상당히 장난스러워 신뢰가 안 간다. 또 교수나 전문가라 해도 모든 분야를 다 알 수는 없는 일이고, 또 출판사의 홍보를 많이 참고하는 것 같아, 소개되는 책들이 그렇게 가치 있거나 국민 대다수가 읽어야 할 책이 아닌 것 같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신문 등은 매주 신간이 소개되는데, 문화부의 신간서적 안내 담당 기자가 맡아서 한다. 역시 책 내용의 수준이나 가치 등에 근거해서 소개하는 것이 아니고, 좀 특이한 내용으로 일반대중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책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간 소개에 필자는 대단히 불만이다. 서점에 가 보면 꼭 소개해야 될 만한 좋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방송이나 신문의 신간 소개에는 들어가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필자는 금년 초 <연민이가원평전(淵民李家源評傳)>이라는 책을 지어 출판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한문학자로 올바른 선비로서 살다간 대학자의 일생을 서술한 글이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배웠으면 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80여 권의 저서를 내면서 출판기념회를 하거나 누구에게 책을 냈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 혹 필자의 책이 필요한 사람은 사 가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신간 소개 담당자에게 보내 보라고 주변 사람들이 권유하기에 최초로 보내봤더니, 예상했던 대로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선생이나 주변에서 책을 잘 알고 많이 읽은 사람에게서 소개받는 것이 옳은 방법이리라 생각된다.

    *新 : 새 신. *刊 : 새길 간.

    *導 : 인도할 도. * 讀 : 읽을 독.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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