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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중소기업 위기 극복 해법, R&D가 답이다- 엄진엽(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 기사입력 : 2016-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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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IMF구제금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별 어려움 없이 지나갔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며칠 전 방문했던 기계제조 중소기업 사장님이 업계 현황을 묻는 질문에 푸념을 늘어 놓으셨다.

    비단 이 기업뿐만 아니다. 필자는 최근에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중소기업인들 중 열에 아홉은 업종에 관계없이 어려움을 토로하신다.

    국내외 주요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1.25%로 전격 인하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나라 10대 주력업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글로벌경기 둔화, 저유가 등 세계경제의 순환적 요인에 기인한 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중소기업들은 세계적인 불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실 순환적 요인으로 인한 불황에 취할 수 있는 전략은 극히 제한적이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도래할 호황기를 준비하면 버티기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수요감소로 발생한 유휴인력과 설비를 활용해 신제품·신사업을 발굴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해서 ‘신규 거래처 발굴’, ‘신제품 개발’,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가장 중요하고 답했다고 한다. 즉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미 위기극복의 해법과 전략을 체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는 것은 쉽지 않다.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투자라기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계적인 불황에서 내수시장의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내수시장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과감한 R&D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R&D사업의 패러다임을 혁신했다. 중소·중견기업이 비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성과창출에 R&D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융합, 바이오헬스 등 국가 5대 신산업 분야 중 중소·중견기업에 적합한 분야를 발굴·육성하고, 자동차, 반도체, 조선해양 등 주력산업 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력 분석 등을 통해 주력산업-ICT융합, 서비스모델 혁신 등 경쟁력 견고화와 시장 확대를 촉진시킬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지향 R&D투자를 강화하고, 중기청의 모든 R&D 사업을 평가할 때 ‘수출가능성 지표’의 비중을 높여 기업 특성과 사업목적에 따라 R&D 지원을 차별화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중국 사기 맹상군열전에 교토삼굴 (狡兎三窟)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영리한 토끼는 3개의 굴을 파서 위기에 대비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뜻이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R&D투자를 확대해,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교토삼굴의 지혜가 필요하다.

    엄진엽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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