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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소쿠리 (4) 당그라매다, 쌔리다, 잉가이

  • 기사입력 : 2016-06-3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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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지난 주말 선배의 아들 결혼식에 갔다 왔어. 옛날 생각 나더라. 너는 결혼식 하면 어떤 생각이 나니.

    ▲ 경남: 신혼여행 다녀온 후에 처음 마산의 처갓집에 갔더마는 사촌 처남들하고 처가 친척들이 무명천으로 내 다리를 묶어 안방 문틀에 당그라매더라꼬. 그라더마는 “니가 처이 (처녀)를 훔치갔제?”카면서 말린 맹태(북어)로 발바닥을 쌔리더라꼬. 나중에 알고 보이 ‘동상례(東床禮)’라는 ‘신랑 매달기 놀이’라카더라.

    △ 서울 : 나는 처가에 처음 갔을 때 그런 거 안했는데, 왜 그런데? 그리고 당그라매다와 쌔리다는 게 무슨 뜻이야?

    ▲ 경남 : 요새로 보면 신랑이 처가 친척들에게 면접을 보는 기지. 또 신부와 처가 식구들에게 잘하라는 경고(?)의 의미도 있는 거 같더라꼬. 몇 대 맞은 후 장모님이 “잉가이 해라”카면서 친척들에게 술과 음식을 가지고 와 부탁을 하니 줄을 풀어주더라꼬. ‘당그라매다’는 ‘달아매다’카는 말인기라. 달아매다는 아래로 처지도록 높이 잡아매다와 달아나지 못하도록 고정된 물건에 묶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아이가. ‘쌔리다’ 카는 거는 ‘때리다’의 경상도 방언이고. 마산야구장서 NC다이노스 타자가 타석에 나오면 관중들이 “쌔리라” 안카더나.

    △ 서울 : ‘잉가이’는 ‘어지간히’란 말이지? 나도 제법 알지?=‘동상례’ 요즘도 계속하면 좋겠네. 나도 사위 볼 때 그렇게 할래. 넌 딸이 두 명이니 두 번 할 수 있겠네.

    ▲ 경남 : 어데다가 당그라매꼬? 아파트엔 맬 만한 곳이 없네.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 =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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