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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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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상조업체의 잇따른 부도- 강진태(사회2부 국장)

  • 기사입력 : 2016-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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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상조업체의 예고 없는 폐업 또는 부도가 많은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수년 전 진주에 본사가 있던 M상조가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아 수천명의 피해자를 내더니, 지역에서 수십 년간 상조업을 해오던 이화상조도 지난 2일 가입자들에게 대표이사 명의로 휴대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보낸 뒤 문을 닫았다. 본인이나 자신의 가족들에게 닥칠 경조사를 걱정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수년간을 알뜰살뜰 어렵게 돈을 내오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웃기는 건 메시지에 들어있는 부도 사유다. 이 회사 대표는 이화상조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권고퇴사를 한 영업관리자가 자신과 관계있는 회원들에게 잘 경영되고 있는 회사를 마치 경영위기로 인식하게끔 허위사실의 문자를 보내 해약을 유도했고, 몇 개월간 해약이 잇따라 더 이상 경영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공제사고 처리를 하고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회사는 그동안 바람만 불어도 흔들거리는 극히 취약한 기반을 갖고 있는 사상누각의 처지인데도 이를 속이고 계속 가입자를 모집해 왔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에 가입자들은 어떤 절차로, 어떤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지,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입금이 크지 않은 데다 거의가 친인척 또는 지인들의 권유로 묻지마식으로 가입하는 것이 상례여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상조회사들이 이런 가입자들의 약점을 악용하는지도 모른다.

    상조회사는 서민들이 어렵게 낸 거액의 돈을 관리하는 회사인데 아무런 감시체계가 없다. 수년 전부터 상조회사와 관련해 경영인들의 비리가 많이 터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 상조회사가 선불식할부거래업에 속하면서 회원들이 납부한 선수금 일부를 조합 또는 은행이 보전, 부도 또는 폐업시 일부금액(50%)을 보상하도록 하고 있지만, 회사가 부도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경조사를 치르면서 과연 상조 가입이 자신에게 도움이 됐는지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차제에 상조 가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상조회사들도 소비자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은 물론이고, 각종 경조사에서 가입자들이 고마움을 느낄 정도의 서비스가 따라야 한다. 여기에 고객들이 내는 돈의 관리 등 상조회사를 상시 점검하는 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따르면 금상첨화다.

    강진태 (사회2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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