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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양동마을의 가옥과 풍수

  • 기사입력 : 2016-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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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양동마을은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손, 이 양성이 서로 협조하며 5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문화 보존마을로 2010년 안동시의 하회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특이한 점은 15세기 중반 조선시대 문신인 손소(孫昭)가 양동으로 이주하고 이번(李蕃)이 손소의 딸에게 장가들어 이곳 양동마을에 정착하면서 양성 씨족마을로 틀이 갖춰졌으며 이러한 연유로 ‘외손마을’이라고도 한다.

    1992년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방문했던 이곳은 조선시대 상류주택을 포함해 54호의 고와가(古瓦家)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110여 호의 초가로 이뤄져 있다. 양반가옥은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주택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다. 경주손씨와 여강이씨의 양 가문에 의해 형성된 토성마을로, 조선 중기에 활동한 우재 손중돈 선생과 문묘에 배향된 회재 이언적 선생을 비롯해 많은 석학을 배출했다. 수백 년 된 기와집과 나지막한 토담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으며, 통감속편(국보 제283호), 무첨당(보물 제411호), 향단(보물 제412호), 관가정(보물 제442호), 손소영정(보물 제1216호)을 비롯해 서백당(중요민속자료 제23호) 등 중요민속자료 12점과 손소선생분재기(경북유형문화재 제14호) 등 도지정문화재 7점이 있다.

    마을 뒤쪽의 설창산이 주산이며 마을 앞쪽에는 양동천이 흐르고 있다. 마을과 가까운 주산인 설창산은 ‘勿’의 형상으로 산등성이가 좌우요동과 상하기복을 함으로써 생룡(生龍)으로서의 위엄과 기품을 갖추고 있었다. 마을 앞의 양동천은 서백당, 무첨당, 향단, 관가정 등의 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맥우수지(脈遇水止·맥이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라 한다. 양동마을에 생기가 모이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곳은 주차장 부근의 마을입구로서 좌측 산(청룡)이 수구(水口·좋은 기운이 들어오고 나쁜 기운이 나가는 곳)인 마을입구를 좁게 해 수구막이 역할을 함으로써 마을 내에 생기가 충만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옥의 형상은 ‘ㄴ’자형, ‘ㄷ’자형, ‘ㅁ’자형이 주를 이뤘는데, ‘ㄷ’자형 구조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사랑채의 벽면이 솟을대문을 보는 ‘ㄴ’자형 구조와 중문을 통해 출입하는 안채가 사랑채의 뒷면과 문간채와 곳간과 붙어있는 ‘ㅁ’자형의 구조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마을 앞산인 안산(案山)은 학식이 뛰어난 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마을답게 붓과 같이 뾰족한 모양의 산인 문필봉(文筆峯)이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경북 경주시의 모처에 한옥을 짓고자 풍수 감정을 의뢰해서 현장을 가보니 남향을 보기 위해 마을 뒷산(주산)을 옆면으로 해 지은 집이 꽤 있었다. 남향이 최적의 방향이지만 지맥의 방향(산등성이가 내려오는 방향)에 순행해 지어야 좋다. 그래서 ‘터’의 가장 좋은 기운이 있는 곳을 찾은 후, 집을 짓도록 조언을 하고 지맥에 순행하도록 집의 방향을 잡아줬다. 또한 터의 앞에 있는 도로는 과거에는 계곡의 연장선이어서 터에 좋은 기운이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해줬다. 암석이 약간 있는 산이었지만 박혀 있는 암석의 형상이 날카로운 부분이 없고 둥그스름하며 밝고 환하여 길석(吉石)으로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일 뿐만 아니라 생기를 받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통영의 전원주택 부지를 감정한 적이 있었다. 주변에 있는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된 당산목, 풍치목, 정자목 등의 나무)를 보고 땅의 기운이 좋을 것이라 예상하고 현장을 감정해본 결과 역시 대단히 좋은 땅이었다. 주산인 뒷산에서 내려오는 용맥(龍脈·산등성이)의 기운이 뻗어 내려온 곳으로 부지의 대부분은 지기(地氣)가 좋았으며 지기가 보통인 일부는 텃밭으로 사용하도록 조언했다. 부지 앞의 안산은 노적봉(露積峯)으로 재물 쌓임을 뜻하며 ‘외양수려천만산, 불여근신일포안(外陽秀麗千萬山, 不如近身一抱案·멀리 바깥에 있는 수려한 천만산이 나의 몸 가까이서 둘러준 안산만 못하다)’으로 길한 안산이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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