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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AlphaGo)와 금융의 미래- 손교덕(BNK경남은행장)

  • 기사입력 : 2016-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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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인공지능(AI; Aritificial Intelligence)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마무리되면서 공상과학영화에서만 접해 왔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는 소위 ‘알파고 쇼크’로 불리며 향후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도 로봇, 인공지능 발달로 2020년까지 매년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임을 경고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향후 20년 내 현재 직업의 47%가량이 인공지능 첨단기술에 밀려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연구 결과가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닌 것이 지난 13일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 어드바이저를 도입하는 대신 투자자문역 등 550명을 감원했다. 영국정부의 지분(73%) 매각계획이 발표되자 비용절감을 위해 사람 대신 인공지능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시대를 위협이나 공포가 아닌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반감보다는 인간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속자생존(速者生存)’의 시대, 주어진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 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

    금융권에서 준비 중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투자자문 프로그램이 곧 도입되면 금융산업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인간의 감정과 심리가 배제된 투자수익률 관리 프로그램이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고객에게 보다 나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딜러 한 사람이 천문학적 손실로 200년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Baring)은행을 파산시켰던 안타까운 사례가 재발할 염려가 없어질 것이다. 또한 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자산관리서비스 등 고액자산가에 집중되어 있던 금융서비스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 고유의 영역에 대한 인공지능 로봇의 대체 가능성이 아직은 낮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지방은행 고유의 지역밀착 금융기법인 ‘관계금융’의 경우 재무지표 평가에서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고객과의 오랜 거래경험과 신뢰관계를 통해 구축된 정성평가 데이터를 통해 금융지원을 하게 된다. 재무적 빅데이터에만 의존해 신용을 평가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이러한 정성평가를 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다.

    하지만 금융업의 영역에도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정성적 평가지표마저 빅데이터로 구축해 인공지능에 의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지는 날도 머지않았다.

    갈수록 업그레이드되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금융업은 멋진 신세계를 맞이하게 되겠지만,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금융의 본질을 항상 잊지 말고 인간이 중심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손교덕 (BNK경남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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