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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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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지역건설 활성화 앞장서는 심상범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장

“지역 건설경기 살아나야 지역경제도 살아납니다”
도내 건설업체 늘었지만 공사물량은 적어 건설경기 위축
원도급 1군건설사 지역업체 활용안해 지방건설사 애로

  • 기사입력 : 2016-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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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범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장이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지역 건설경기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돼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와 소속 공무원, 지역 건설사들이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물량 또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 크고 작은 건설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이유도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책임감의 일환이다.

    글로벌 경제사정이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구두끈을 다시 동여매는 심상범(62)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장.

    병신년 새해 벽두에 만난 심 회장은 올해 ‘힘겨운 전투’가 예상되지만, 회원사들과 합심해 난관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건설인이 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 회장으로부터 최근의 건설업황과 애로사항, 불황 타개를 위한 건설사의 자구노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국내 경기 위축에 따른 건설업계 상황이 어떻습니까?

    ▲수년 전부터 국내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도부터 등록기준 및 규제완화 정책으로 도내 건설업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그에 비해 업체들이 수주할 총 공사물량은 상대적으로 늘지 못하고 오히려 줄어드는 실정이라 개개 업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점은 도내 굴지 대형업체들의 도산에 따른 충격입니다. 2년 전만 해도 도내 랭킹 1위사인 S사를 비롯해서 100위 이내 상위10개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도내 회원사들의 수주 현황 및 대차대조표는 어떻습니까?

    ▲공제조합의 공사계약과 관련된 보증서 발급현황을 통해 대략 짐작할 수 있는데, 지난해는 전년도 328억원보다 약 1000억원이 더 늘어난 1380억원 정도 감소된 걸로 봐서 지난해 역시 수주액은 상당한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우리 전문건설업체는 원도급공사와 하도급공사, 관급공사와 사급공사, 토목공사, 건축공사 등 공사 수주형태가 다양한데, 몇 년 전 이러한 여러 종류의 공사를 아울러 평균적인 손익분기점을 산정해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업체당 13억2000만원 정도를 수주해야 겨우 경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2014년도의 공사 실적을 분석해보면 총 대상 2749개사 중 이 손익분기점 이하 업체가 전체 84.65%(2327개사)를 차지하고 또 참고로 5억원 이하가 전체 63.3%(1741개사), 10억원 이하가 전체 79.6%(2190개사)나 됩니다. 즉 약 85%의 업체가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지방건설사들의 수주 애로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지방에서 일어나는 공사현장에 우리 지역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전문건설업체는 발주자로부터 직접도급을 받는 원도급공사와 원도급자로부터 수주하는 하도급공사로 대별되는데, 비율이 6.3:3.7로 하도급 수주의존도가 높습니다. 원도급자인 종합건설업체가 지역업체를 활용하지 않으면 수주뿐만 아니라 입찰에 참가하는 기회마저도 얻지 못하게 되는 실정입니다. 현재 지역에서 발주되는 대형프로젝트사업의 경우 제도적으로 전국으로 발주되는데, 대부분 중앙에 있는 1군 대형 종합건설업체가 수주하게 됩니다. 이 1군 대형종합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중앙에 소재하는 자기들의 협력업체를 두고 있어 어느 지방이든지 낙찰하게 되면 자신들의 협력업체들에게 하도급을 다 줍니다.

    -지방건설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과 건의사항을 제시한다면요?

    ▲우선 무엇보다도 일거리 창출이 급선무입니다. 편익시설과 환경조성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건설관련 예산이 확충돼야 하고 지역에서 발주하는 건설공사는 지역에 소재하는 건설업체가 반드시 참여해 지역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지역건설산업활성화 정책은 민·관이 공동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남도와 시·군 그리고 전문건설협회와 종합건설협회, 설비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협회가 적극적으로 공동 대처해야 합니다. 지난 2010년 경남도 도의회를 통해 ‘경상남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건설산업발전위원회와 지역건설활성화추진TF팀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했고, TF팀에서는 건설관련 추진계획과 추진실적을 보고받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1년 접어들면서 경남도의 조직개편작업으로 실무TF팀을 해제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위원회와 TF팀이 부활해 지역건설산업활성화촉진조례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된다고 봅니다.

    -건설업계에서 건축물 리모델링과 도시재생 사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하는데 현황과 건설업계의 트렌드 변화는 어떻습니까?

    ▲현실적이고 당연한 과제입니다. 우리나라는 1970년 중반부터 SOC 건설이 집중돼 현재 안전 및 성능개선을 위한 유지관리 대상시설이 급증해 있는 상황으로, 노후 시설물의 안전확보와 성능개선을 위해 리모델링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또 건설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도로·철도 등 전통적인 SOC 건설투자의 비중이 감소할 전망이고 부동산 가격 추세 변화, 인구구조 및 생활패턴의 변화 등에 따라 대표적인 민간 공사인 주택 건설시장의 질적 변화가 예상되고,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이슈, 에너지 부족 문제, 최첨단 IT 산업과 관련성 증대 등 건설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건설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업계·학계가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건설수요를 발굴해야 합니다.

    -회원사들이 건설기술개발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지금 현 상황에서 도회 회장으로서 참 부끄럽고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건설업을 하는 건설업체는 당연히 기술 축적이 필요하고, 그 노하우로 건설업을 영위해야 하는데 수년째 계속돼 온 건설경기 불황이 우리 업계의 전반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지금 우리 건설업계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구분없이 공사물량 확보 외에 공사원가 즉 공사품의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도급의 경우는 저가로 수주할 수밖에 없어 공사를 수주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공사원가가 보장돼 적정마진이 발생해야 차후를 위한 기술개발이나 연구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는 법인데, 당장 윗돌 빼서 아랫돌 괴어야 할 상황이다 보니 매년 우리 업체들이 연구개발비나 기술개발 투자비용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 역설적인 표현인데 지금 이 상황에서 연구나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업체일수록 생존력은 떨어진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여건이 어렵다고 주저앉을 수 없는 만큼 새해를 맞아 더욱 분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1954년 합천 출생 △경남도청 건설분쟁조정위원 역임 △전문건설공제조합 중앙 본부 6~13대 대의원 역임 △경남도청 지역건설산업발전위원 △창원상공회의소 특별의원 △창원 대안토건(주) 대표이사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이사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 제10대 회장 △건설교통부장관상 수상(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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