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615) 흉회대지(胸懷大志)- 가슴에 큰 뜻을 품어라

  • 기사입력 : 2016-01-05 07:00:00
  •   

  • 요즈음은 대학 졸업생들의 취직이 워낙 어렵다. 몇 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렵다. 교육부에서나 무슨 평가기관에서 가장 크게 비중을 두는 항목이 ‘졸업생 취업률’이다. 졸업생을 어떻게 취업시킬 수 있는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니,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마음에 너무나 큰 부담이 된다.

    대학 졸업생이 취직이 안 되는 것은 거의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체에서 사람 구하러 학교로 오던 중국도 이제는 우리와 다를 바 없다. ‘졸업이 곧 실업(畢業就是失業)’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서구 여러 나라들도 거의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와 비교해서 대학생 비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다.

    그리고 체면을 차리는 관습이 심하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대기업 등 체면을 구기지 않는 직장만을 찾다 보니 더욱 취업이 어렵다. 동남아 등 각 나라에서 10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학생의 실질적인 취업률은 60% 남짓하다.

    더 심한 것은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세계 6위의 무역대국임에도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는 대한민국을 ‘헬한국[지옥(hell) 같은 한국]’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사람은 금수저 물고 태어났는데, 자기는 흙수저 물고 태어났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삼포(三抛 : 세 가지를 포기한 사람)’라는 말이 나돌더니, 지금은 ‘오포’, ‘칠포’를 넘어, ‘완포(完抛 :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한 사람)’라는 말까지 나왔다.

    전 세계 인구 70억 가운데서 자기 집 있고, 자기 차 있고, 자기 컴퓨터 있는 사람이 10억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거의 대부분이 이 셋을 갖추고 있으니 그래도 상황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지금 많은 젊은 세대들이 현재의 취업난을 극복해 자신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고 하지 않고, 세상 탓하고 남 원망하면서 그냥 주저앉으려고 하는 이가 많은 게 문제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 속에는 강한 피해의식이 담겨 있고, ‘헬한국’이라는 말 속에는 기성세대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는 정말 식민지시대와 전쟁시대를 거치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자기 개인의 인생도 개척했지만,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키워낸 모두가 국가유공자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취업이 안 된다고, 젊은 사람들이 그런 세대를 보고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느냐?”라고 원망하는 투의 헬한국이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

    희망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새해 병신년에는 어려움 속에서도 큰 뜻을 품고 다시 한 번 분발해 일어서는 대한민국 청년이 돼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

    * 胸 : 가슴 흉. * 懷 : 품을 회.

    * 大 : 큰 대. * 志 : 뜻 지.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