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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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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안을 보며

  • 기사입력 : 2015-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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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면하기 위해 자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구조조정은 최악의 국면을 넘기려는 경영진의 고육책이며, 문제는 이 구조조정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구조조정안을 살펴보면 총원 급여 10% 삭감과 총원 인력 30% 감축, 대팀제 운영과 결재 단계 축소를 통한 조직 30% 축소, 경쟁력 없는 특수선·해양사업 철수, 생산설계·생산간접직종 아웃소싱, 일부 자산매각 등이다. 내용대로라면 이제 STX조선해양은 사실상 대형조선소가 아니고 중형조선소로 전락한다. 인력 30% 감축은 임직원 10명 중 거의 3명이 정든 직장을 떠난다는 뜻이다. 직원 모두가 앞으로 전개될 감원에 촉각을 세워야 되고,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두 간단하지 않고 앞으로 전개될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많은 고통이 따를 것이다.

    특히 이 구조조정안이 채권단에서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이다. 2013년 7월부터 지난 2년간 채권단은 4조원의 자금을 지원했고, 현재 STX조선해양은 자본잠식 상태다. 채권 금융기관들이 얼마만큼의 자금을 더 투입해야 할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것은 경영진은 거대 STX조선해양을 조선소의 명맥만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향후 조선업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도한 구조조정만으로 현재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것은 좋은 방책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이 안이 노동조합의 동의도 구하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경영진만큼이나 노동조합도 입장이 어렵다. 반대만 한다고 구조조정이 안 될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노조의 존재 이유를 저버리고 구조조정안에 찬성할 수도 없다. 고통을 최소화하고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말만큼 쉽지 않음을 잘 안다. 어렵더라도 사측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이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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