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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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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MTB 백두대간 랠리 완주 김미경씨

‘MTB 백두대간 랠리 1080㎞’ 국내 첫 여성 완주
올해 52세…양산서 미용실 운영
12년 전부터 자전거 타며 건강관리 “힘든 하루하루, 대자연 속에서 감동으로 보상받았죠”

  • 기사입력 : 2015-10-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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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벽타기와 암벽타기, 산행, 마라톤, 100㎞ 울트라 마라톤, 풀코스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등 기록성 운동이라면 다 좋아합니다.”

    18년 전 서울에서 양산으로 이사오면서 사람도 사귈 겸 30대 중반부터 시작한 운동이 삶에 활력소도 되고 건강을 지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직업이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미용업이어서 여자지만 체력관리가 필요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이것저것 시간 나는 대로 힘 닿는 대로 여러 가지 운동을 하게 됐다.

    그러나 직업이 직업인 만큼 가게를 늘 비울 수 없어 혼자서도 시간 날 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12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게 됐다.

    자전거를 타면서 4대강을 따라가는 국토종주는 물론 자전거 타기가 들어 있는 철인 3종(수영 마라톤 자전거)도 하게 됐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운동을 하다 보니 체력이 길러지고 도전 정신이 생겼다.

    양산시 상북면 김미경(52)씨,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MTB 백두대간 랠리’에 참가해 한국 최초 여성 완주자가 됐다.

    김씨는 키 158㎝, 몸무게 45㎏인 평범한 체구지만 근육으로 뭉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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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경씨가 올해 8월에 열린 제3회 MTB 백두대간 랠리 중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미경씨/

    ◆제3회 MTB 백두대간 랠리 1080㎞ 완주

    유난히도 폭염이 잦았던 지난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8월, 김씨는 제3회 MTB 백두대간 랠리에 참가해 8박9일(8월 1일부터 9일까지) 동안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전라남도 지리산 성삼재까지 1080㎞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MTB 백두대간 랠리 한국 최초 여성 완주자로 기록됐다.

    백두대간 랠리 도전자는 구간마다 컷 오프 시간이 있어 완주를 위해서는 쉴 수도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도 없다. 오직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으로 1일 100㎞ 이상을 달려야 한다.

    백두대간 코스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때는 천국이었고 오르막과 험한 길을 만날 때는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랠리 과정을 한마디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환상의 랠리’라고 말하며 준비한 자만이 즐기면서 성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두대간 종주 랠리를 꿈꾸며 그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 우리나라 양대 랠리(280㎞, 300㎞)에서 각각 3년 연속 완주했고, 지리랠리, 울트라마라톤, 풀코스, 자전거 국토종주무박과 낙동강 무박, 철인 3종경기 훈련 등을 어려움 없이 해내며 체력과 정신력을 길렀다.

    그러나 백두대간 MTB 랠리를 거뜬히 치를 수 있는 정신력과 지구력을 겸비할 수 있게끔 준비를 했음에도, 오로지 GPS(위성항법장치)에만 의지해 간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그는 GPS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기계치여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신념과 체력을 쉽게 포기해 버리는 DNA를 가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백두대간 랠리 동안 우리나라 산하 천리 곳곳에서 밀려드는 감동과 환희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어쨌든 그는 “백두대간 랠리 완주가 라이더 인생 최고, 최상의 선물로 기억된다”며 “하루하루 힘든 만큼의 크기로 대자연 속에서 감동으로 보상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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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경씨가 자신의 미용실에서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도전은 이어진다

    “도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지 다른 것은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좋아하는 일에 성별과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많은 사람이 걱정했습니다. 여자가 험한 운동을 하니까요. 그러나 완벽한 준비로 부상 없이 완주했고 여자이고 중년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지 않을까요?”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마지막 도착지점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봤을 때 그때의 벅참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해냈다’는 생각으로 정말 많이 울었고 그간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지나갔다. 이러한 벅참을 다시 맛보고 싶어 오늘도 그는 페달을 밟으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김씨는 내년 제4회 MTB 백두대간 랠리에 참가한다는 계획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그는 일과를 끝낸 후 주 2∼3회 양산 천성산(900m) 정상을 지역 MTB 동호인들과 오르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집에서는 지구력을 키우는 롤러 타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그는 “도전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으로 누구든 도전의 목표를 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며 “도전하는 자만이 완주할 수 있고 완주자만이 성취감과 함께 희열을 맛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자신의 한계를 늘 시험하고 싶은 DNA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MTB는 또 하나의 인생이자 삶”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기자 shkim1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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