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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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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18) 경남교육 싱크탱크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

“주입식 아닌 토론식 수업에서 ‘창의적 인재’ 나옵니다”
교수 학습법·평가방식 혁신, 경남교육 최우선 과제
학교 현장과 소통해 과학적·체계적 연구해 나갈 것

  • 기사입력 : 2015-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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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육연구정보원 황선준 원장이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한 교원 업무 정상화, 학교 민주주의 실현 등 경남교육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직속기관인 경남교육연구정보원의 역할 강화를 주장해왔다. 교육활동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생산하는 지원체계를 구축, 명실상부 경남교육의 싱크탱크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지난 3월 과감히 외부공모를 통해 서울교육연구정보원장을 역임한 황선준(57) 박사를 원장으로 초빙했다. 황 원장은 교육선진국 스웨덴에서 직접 교육행정을 해 본 스웨덴 교육 전문가다. 황 원장으로부터 공교육 철학, 혁신교육, 경남교육의 나아갈 바를 들었다.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소회를 밝힌다면.

    ▲제일 먼저 고민한 게 경남교육연구정보원의 업무 방향입니다. 직원들에게 세 가지를 내걸었습니다. 선택과 집중, 교육현장에 꼭 필요한 일을 한다, 그것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직원간 소통을 통해 연구정보원의 불필요한 사업 30%를 폐지했습니다. 각종 대회에서 교사의 경쟁을 부추기는 사업은 지양하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교사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경남교육연구정보원이 경남교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역량을 올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연수도 많이 시키고, 각종 연구보고서를 철저히 검토하면서 파견교사와 학습연구년제 교사, 직원들 모두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취임하면서 공교육 철학을 강조했습니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공교육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공교육은 사실 거의 사교육과 같습니다. 교육을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공교육은 ‘교육민주화·교육평등’을 실현해야 합니다.

    부모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강남아이들, 부잣집 아이들만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어서는 안됩니다. 공교육의 가장 큰 역할은 가정을 보완하는 역할입니다. 노동자의 아이가 의사가 되고, 농민의 딸이 판검사가 되고…. 개천에서 용이 나게 해야 합니다.

    또 공교육은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과거의 문화와 지식 전승뿐만 아니라 미래사회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미래사회교육과 혁신교육을 주창하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우선 교수·학습방법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토론·토의식 수업을 해야 합니다. 토론하고 발표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수업,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체가 되는 수업을 말합니다.

    또 협력하는 수업을 해야 합니다. 주제를 주어 문제를 풀고 발표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융합 수업’을 해야 합니다. 몇 개의 학과가 융합해 수업을 할 때 전체를 아울러 볼 수 있는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토론·토의식 수업과 협력 수업이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창의적인 아이를 키웁니다.

    또 하나는 평가 방식의 변화입니다. 표준화된 5지선다형의 선택형 시험을 줄이고, ‘서술형·논술형(작문·논술)’ 평가 방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문항들을 개발해 학생들이 교과서는 물론이고 신문과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꿔야 합니다. 상대평가는 경쟁 구조이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서로 견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절대평가는 협력 수업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동료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좋다는 교육은 이것저것 다 모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만 두고 다른 것을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적인 것을 위주로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자율을 줘야 합니다. 교육부의 많은 사업들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과감하게 폐지하고 학교와 교사들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스웨덴에서는 1930~1940년대에 전격적으로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토론·토의식 수업으로 바꿨습니다.

    -경남교육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수·학습 방법 변화와 평가 방식의 변화는 한국교육의 과제이면서 경남교육의 과제이기도 하고 급선무입니다. 그 다음은 ‘교육 민주주의’와 더불어 ‘학교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교장-교사, 교사-학생 간의 수직적 관계부터 타파해야 합니다. 아래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급회의 등을 통해서 아이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한 교원 업무 정상화가 필요합니다. 선생님들이 공문 해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차원에서 업무를 과감하게 줄여야 하고, 관리자가 과감하게 업무를 잘라줘야 합니다. 학교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업무를 줄여야 합니다. 사실 업무를 잘 줄일 수 없는 게 감사 때문입니다. 감사에 대비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 때문에 행정 업무가 많은 것입니다. 감사 제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비중을 두고 있는 사업이 무엇입니까.

    ▲현장과의 소통을 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전을 가지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자 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구정보원 전체 토론을 했고, 학부모·교사 등을 대상으로 100인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부서원들끼리 소통을 해나가면서 행정 업무보다 연구를 하도록 하고, 서로 전문성을 살리면서 사업을 같이 해나가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확신할 수 있는 연구보고서를 만들도록 독려합니다. 연구정보원에서 했으면 좋겠다 싶은 과제로는 다문화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해보고, 국정감사·도의회 행정사무조사 등의 각종 요구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문제도 생각 중입니다. 또 ‘방과후 활동과 돌봄 교실’을 통합하는 문제, 기능직에서 행정직으로 전환된 사람의 실무역량을 올리는 문제 등을 고민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육의 장점이 있다면.

    ▲장점이라면 많은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강한 반면 ‘비판적으로 새로운 것을 사고하는 것’은 부족합니다. 사실 위주의 공부는 휴대폰에 다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나아가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또 협력수업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야 합니다. 비판적으로 세상을 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질 때 ‘창의력’이 생깁니다. 이학수 기자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은

    창녕 출생으로 마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서른 가까운 나이에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 유학길에 올라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강의교수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정치 이론을 강의했고, 스웨덴 감사원 및 국가 재무행정원, 스웨덴 국립교육청 간부를 역임하며 교육 행정의 일선에서 뛰었다. 2011년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장에 임명돼 한국으로 돌아왔고, 경기교육청 초빙연구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금발 여자 경상도 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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