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15) 한부모가정서 두 여동생과 사는 혜영이
월 19만원 지원금으로 네 식구 생활친부 수입 있지만 지원 없고 계부는 사업 실패로 빚만 가득어머니 일자리 못구해 생활고… 이번달이면 가스도 끊길 처지
- 기사입력 : 2015-07-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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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영이와 혜영이 어머니가 창원시 사례관리사와 얘기를 하고 있다.고등학교 1학년인 혜영이(15·가명)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없었다. 가정에는 관심도 없고 정서적 학대를 일삼았던 탓에 일찍이 엄마와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혜영이는 어머니(39), 두 명의 여동생(11살, 4살)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밝게 웃는 혜영이지만 웃음 뒤에는 어린 시절에 대한 슬픈 기억이 가득하다.
아버지는 이혼 후 어머니에게 혜영이와 동생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 포기를 강요했다. 아이들에게는 어머니와 연락도 못하게 할 정도로 자녀들을 욕심냈던 아버지는 정작 자녀들을 돌보지 않았다.
조부모에게 맡겨놓고 집 밖에 나가 안 들어오는 것은 다반사였고, 생활비도 벌어 오지 않았다.
혜영이 어머니는 ‘엄마 곁에 있고 싶다’는 아이들 말에 혜영이와 첫째 동생을 데려왔다. 엄마와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았던 생활도 오래 가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어머니가 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보겠노라며 재혼했던 계부가 어머니 이름으로 트레일러 사업을 하다 빚더미에 앉았고, 잦은 부부싸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다시 이혼했고, 계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던 막내 동생과 함께 지금의 가족이 됐다.
현재 혜영이네는 수입이 없다. 국가가 한부모가정에 지원하는 아이당 월 5만~7만원가량이 전부다. 혜영이네는 19만원을 받는다. 혜영이의 친부가 수입이 있는 탓에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이 안되지만 친부는 한 푼의 지원도 없다. 계부는 수입이 없고, 있더라도 차압당하기 바쁘다.
매달 나가야 할 돈은 많다. 20만원의 월세, 가스비 등과 계부의 사업실패로 인한 개인회생으로 매달 45만원 정도를 물어야 한다. 이번 달이면 가스도 끊길 위기다. 어머니가 절에서 가져오는 쌀과 반찬, 과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는 세 자녀의 양육을 위해 취업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자격증이나 기술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망을 잃을 수 있는 막막한 현실이지만 혜영이는 올곧게 자랐다. 음악으로 마음을 치유했다는 혜영이는 5년여 전 가야금에 재능을 인정받고 공부를 시작했다.
없는 형편이라 개인 레슨을 받기엔 어려웠지만 혜영이의 간절한 마음이 닿은 것인지 ‘형편이 되면 받겠다’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울산에서 가야금대회가 있다는 혜영이는 “이번 대회에서 꼭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꿈 때문도 있지만 대상을 받으면 상금이 70만원이거든요. 엄마의 부담을 좀 덜 수 있지 않을까 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옥희 창원시 사례관리사는 “혜영이는 돈이 적게 드는 국립예술대학에 진학해 한국국악예술단원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가야금으로 밤낮 없이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하지만 혜영이 형편에 300만원이 넘어가는 가야금은 사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혜영이에게 따뜻한 방, 따뜻한 밥은 사치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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