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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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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경남경제 회복 황금시간(golden time)- 조용승(한국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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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대대적인 국가안전체계 정비와 맞물려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회자되고 있다.

    이는 사건, 사고 발생시 인명구조에 결정적인 초반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하는 의학용어로 이 시간을 놓치면 인명피해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골든타임은 비단 의학계에서만 통용되는 얘기는 아닌 듯싶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어렵지만 국가 경제를 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우리경제 상황을 간단히 짚어보자.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 0.8%(전기 대비) 성장하면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의 장기화 등 여전히 우리 경제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암초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리고 우리 삶의 터전인 경남지역으로 시선을 좁혀보자. 올해도 경남지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우리 제조업 성장을 견인하던 경남의 기계, 조선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계, 조선업 등 경남경제 주력산업이 핵심부품 국산화, IT와의 융합 등 부가가치 제고에 소홀함에 따라 기술력과 가격 측면에서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에 대외경쟁력을 내줘버린 이른바 ‘넛 크래커(nut cracker)’현상 때문일 게다.

    때문에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도 최근 5년 사이 크게 증가해 경남지역 기업 4곳 중 1곳까지 늘어났다. 한계기업이 도내에 계속 늘어나게 되면 투자, 고용 등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부실을 통해 금융의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남경제 살리기에 늦지 않고 적기에 성공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골든타임 안에 경남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청사진, 즉 제대로 된 방향성 제시가 긴요하다. 이를 위해 경남경제의 산업구조를 보다 다양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조업 안에서 기존의 경남경제 주력산업인 기계, 조선업의 구조고도화를 추진해 나가면서도 항공, 나노, 해양플랜트 등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육성을 통해 양자 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업의 발전도 매우 긴요한 과제이다. 아무리 산업기반이 잘 갖춰져 있더라도 서비스업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면 제조업 핵심인력의 지역 내 유치는 어렵게 된다. 제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교육, 문화, 의료 등 도내 정주여건 관련 서비스업 확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하겠다.

    한때 7대 선진국 반열에 있었던 아르헨티나 경제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1970년대 이후 발생한 위기의 초기대응에 실패한 데 기인한 바 컸다. 경남지역의 지자체, 기업, 공공기관 등의 경제 주체가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경남경제 회복을 위한 답안을 주어진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풀어낸다면 작금의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오히려 더 큰 기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조용승 (한국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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