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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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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현명하게 늙어가자-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5-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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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심하게 감기를 앓았다. 2년 전쯤에 20여 년간 피워 오던 담배를 끊으면서 ‘이젠 감기라는 것도 나에게서 멀어졌나!’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와 함께 흐뭇해했다. 한동안 감기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감기라는 질병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尺度)이기에 금연 이후에 내 몸의 면역체계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감기가 잘 걸리지 않게 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다. 흔히들 나이가 들면 한 해 한 해가 다르다고 한다.

    누구나 세월을 이길 수 없기에 필연적으로 노화(aging)라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동안 ‘웰빙(wellbeing)’이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웰에이징(wellaging)’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의료기술과 문명의 혜택으로 평균 수명의 연장은 100세 시대를 열었고 우리가 바로 그 과정 속 한가운데 서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이었다면, 사람답게 건강하고 현명하게 늙는 것이 ‘웰에이징’이다. 따라서 웰에이징을 위한 생활 속 운동인 걷기와 계단 걷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걷기(walking)다. 노화가 진행되면 팔과 다리 및 골격에 붙어있는 수의근(隨意筋: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줄어들고, 뼛속의 칼슘 함량이 줄어들어 골다공증과 같은 근골격계 부상을 당하기 쉽기 때문에 걷기를 통해 약화되고 소실되어 가는 근육과 뼈를 강화해야 한다. 근육과 뼈가 강화되면 일상생활이 편리해지고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걷기는 별다른 운동 도구나 방법이 필요없기 때문에 가장 간단한 생활 속 운동법이다. 햇볕이 따가우면 아침과 저녁 서늘할 때 혼자서 혹은 끼리끼리 걸으면 된다. 요즘 강변이나 산책로에 꽤 많은 사람들이 웰에이징을 위해서 열심히 걷고 있다. 건강한 모습이라 보는 사람도 즐겁다.

    다음으로는 계단 오르기(step climbing)다. 작년 KBS 생로병사의 비밀(515회) ‘국민건강 프로젝트-계단 혁명’에서 계단 걷기의 효과를 충분히 밝힌 바 있다. 예를 들면, 성인 남성이 한 계단(one step)을 오르면 0.15㎉가 소모되고, 건강수명이 6초씩 증가된다. 따라서 아파트 한 층(15계단 내외)을 걸어서 오르면 약 60초씩 건강수명이 증가되는 셈이니 운동도 되고 건강수명도 늘리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평지 걷기 보다 계단 오르기가 1.5배의 운동 효과가 있다. 한 유명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20층 미만의 계단을 오르는 집단보다 20층 이상 오르는 집단의 사망률이 18% 낮으며, 심장병 및 관절염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 밖에도 많은 운동량으로 체중이 감소되고, 폐활량이 증가되었다고 하니 이것만한 운동이 또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매일 퇴근 시 9층의 계단을 오르고 있으니 계산대로라면 매일 10분 정도 건강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니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은 문제없으리라 생각된다.

    걷기나 계단 오르기의 운동법은 실제로 간단하다. 걸을 때 허리를 곧게 펴고 발바닥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으로 지면에 닿게 하고, 팔을 앞뒤 90도나 ‘L’자로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좀 더 걷기의 효과를 더하려고 한다면 양 손이나 한 손에 0.5kg 정도의 아령을 들고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계단을 오를 때는 한 칸씩 발앞꿈치로 오르는 것이 좋으며 체력이나 균형감각에 따라서 난간(손잡이)을 살며시 잡는 것도 안전한 오르기를 위한 방법이다.

    걷기와 계단 오르기로 힘을 기르는 것이 웰에이징의 시작이다. 스스로 건강할 때 가족과 사회, 더 나아가 나라 전체가 웰에이징됨을 기억해야 한다.

    박익열 (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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