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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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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 천재지변(天災地變)- 하늘이 준 재난, 땅이 준 괴변

  • 기사입력 : 2015-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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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5일 네팔에서 강도 7.8의 지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8500여명이 사망하고 1만700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가옥 1만5000여 채가 무너졌다고 한다.

    지진 강도에 비해서 피해가 엄청나다. 부강한 나라에서는 미리 지진에 대비해서 시설을 하지만, 네팔은 가난한 나라라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 보니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알면서도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해 더욱더 피해가 크다. 또 내륙에 위치하다 보니 건물을 지을 때 철근 같은 골조를 쓰지 않고 흙과 나무로만 짓는다. 그런데도 평평한 땅이 부족하여 고층으로 짓다 보니 피해가 더 컸다.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도 큰 문제지만, 이재민 처리, 복구사업 등 후속조치가 더 큰 문제다. 이런데서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각종 국제기구의 구호의 손길이 따르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지진(地震)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동양에서는 ‘죽서기년(竹書紀年)’이라는 역사 책에 은(殷)나라 제3대 임금 제을(帝乙) 때 있었던 지진이 최초로 기록되어 있으니, 대략 3100년 이전이 된다. 서양에도 ‘성경’에 3400년 전의 여리고성이 무너진 기록이 있는데 지진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신라 제4대 석탈해왕(昔脫解王) 8년(서기 64)에 지진이 일어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은 1556년 중국 섬서성(陝西省) 화산(華山)에서 발생한 지진이었는데 사망자가 80만명 이상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880년 지진계가 발명된 이후로 지진의 강도를 계측할 수 있게 되었다. 지진계 발명 이후 일어난 지진 가운데서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은 1964년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강도 9.5였고, 2위는 1964년 알레스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9.2였으며, 3위는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9.1이었다.

    1941년 이후로 강도 7 이상의 지진이 500여 회 발생하였는데, 대부분 환태평양지진대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충남 홍성에서 일어났던 지진이 강도 5로 가장 강했고, 그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으니 다행한 일이다.

    중국의 ‘춘추(春秋)’, ‘자치통감(資治通鑑)’ 등이나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 등 옛날 역사서에서 지진이 일어난 사실을 계속 기록해 왔는데, 이는 통치자들에게 ‘하늘이 내리는 경고’의 의미로 기록, 후세 왕들이 정치를 잘해 백성들을 돌보라는 질책의 의미가 함유되어 있다.

    지진 등은 천재지변으로 인력이 어쩔 수 없지만, 미리 대비하고 발생한 이후에는 효과적인 후속처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天 : 하늘 천. * 災 : 재앙 재.

    *地 : 땅 지. *變 : 변할 변.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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