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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덕수 할아버지의 귀향 조건- 이호진(밸류아이(주) 대표)

  • 기사입력 : 2015-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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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영화 ‘국제시장’이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영화 속 ‘파란의 시대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 많은 덕수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동안 통일이 되어, 고향 땅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방미 관련, 미국과 일본의 밀월 기류를 보면서 제법 씁쓸한 생각이 든다. 거듭된 과거사의 명확한 사과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도 일본도 자국의 실리를 위해, 역사적 진실이나 제3국의 요구는 외면하는 현실에서, 다소의 분개와 함께 국제시장의 덕수 할아버지가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는 날이 좀 더 멀게만 느껴짐은 비약일까? 지난번 필자는 통일의 대박 가능성에 대해 보았는데, 과연 우리만의 통일 계산법이 현실성이 있는지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통일에 영향을 끼칠 국가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다. 주변국이자 강대국인 이들은 우리 통일로 인한 이해득실을 따지며 통일이 되는 순간까지, 이후 통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이들 4개 국가들은 우리나라의 통일로 얻게 되는 것이 많다고 판단해야 통일에 동의(?)해 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역사·경제·사회적으로 일대 전환이 될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국에도 줄 수 있는 이득과 유효한 카드의 사전 발굴이 필수라고 할 것이다.

    이들 국가들을 우리의 통일로 끌어 들일 당근, 이른바 윈윈 통일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몇 가지만 생각해본다면 우선 경제적 이해관계 활용으로, 한국의 통일은 유라시아 대륙철도 건설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철도가 동북 3성(창춘-지린-투먼)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매우 반길 만한 프로젝트다. 이곳은 중국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경제활성화가 절실히 필요한 곳으로 중국도 2020년까지 집중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곳이다.

    다음으로 북한을 경유하는 복수의 가스관 등 에너지 관련 노선의 현실화는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현재의 북한 우회노선(연해주-일본 또는 산동-인천 노선)에 비해 앞으로 영구적인 경제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안이 된다. 국제관계로는 주요 이해 국가들을 정치적으로 안정화된 북한지역 투자에 동참시킴으로써 아시아 패권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서로 조화시키는 용광로 지역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역사적 연원이 있는 동북아 영토분쟁 카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의 영토로 된 간도와 러시아로 편입된 연해주는 일제시대 우리의 주권이 일본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부당하게 타국으로 편입됐다. 북한은 다시 1962년 ‘조·중 변계조약’으로 경계를 압록강~백두산 천지~두만강으로 한 상태이다. 우리는 이 조약을 승계나 무효화 또는 종료 등의 입장을 사전 조율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 두 지역은 역사적으로 우리 영토였음을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에 우리의 통일을 위한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함직하다.

    이리저리 보면, 덕수 할아버지의 귀향 조건이 아직 역시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직은 우리가 좀 더 이를 깨물고, 미국·일본이 우리 말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와 손을 잡고 싶어 하도록, 힘을 더 키우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호진 (밸류아이(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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