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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무한도전과 10kg에 담긴 의미- 강경중(aT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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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이상 베테랑 경력자가 한 시간에 깔 수 있는 굴의 양은 10kg 남짓이다. 작년 말 방영된 무한도전 극한알바 편에서 출연자 정형돈은 10kg이라는 미션만 받고 통영으로 내려간다. 정형돈은 장장 8시간에 걸쳐 10kg의 굴을 깠다. 굴까기 초보인 정형돈은 시청자들에 웃음을 줬고, 반면 그의 옆에서 작업자들은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빠른 손놀림으로 굴을 까고 있었다.

    그 작업자들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내일 것이다. 아이들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인 것이다. 작업장의 어머니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굴을 까면서 손과 팔에 무리가 와서 아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한다. 또 바다의 굴 양식장에는 우리의 수많은 아버지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손이 많이 가고 힘든 노동집약적 산업은 그만큼 지역 내 고용 창출효과가 커서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일터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통영·거제·고성의 지정해역에서 위생관리실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육·해상 오염원 관리실태 등을 점검했고 대체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3~4개월 후 최종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까다로운 FDA 점검을 통과하면 생산해역의 안전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미국시장 외에도 EU,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FDA 현장실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2012년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굴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굴 양식어가와 수출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었다. 다행히 관계당국의 노력으로 재점검을 거쳐 2013년 수출은 재개됐고, 2014년도 수출액은 6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하지만 청정해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남해안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회복단계에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식품 안전성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품목인 파프리카의 경우 초기에는 수출국인 일본에서 잔류농약 검출로 인해 검역을 통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수입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관리 강화는 자국산 농산물 보호를 위한 비관세 무역장벽이면서, 안전한 식품소비에 대한 세계적인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2014년도 경남지역 농수산수출액 13억2700만달러 중 수산물은 5억2800만달러로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경남은 청정해역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수산물 양식과 수출로 지역 경제와 서민의 삶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내 수산물의 수출비중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고용창출 효과는 수산업체들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aT경남지역본부에서는 지역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유망품목 발굴 및 선도조직사업 등 다양한 수출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남도와 지자체의 관련 지원사업도 적극 활용하면 된다. 점점 높아지는 수입국의 장벽을 넘어 수출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어민과 수출업체의 자구 노력에 관계기관의 신규 예산 확보를 통한 생산 인프라 구축과 공세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또, 민관이 장벽이 없이 함께 협업하고 철저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우리 수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강경중 aT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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