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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 식수조림(植樹造林)-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든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5-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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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은 청명절(淸明節)이자 식목일(植木日)이었다. 식목일의 기원은 1872년 4월 1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시작됐는데,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대부분의 나라에서 식목일을 제정해 식목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49년 대통령령으로 식목일을 공휴일로 제정해 나무를 심는 행사를 해왔다. 그 이전인 1911년 우리나라를 점령한 직후에 조선총독부에서 4월 3일을 식목일로 제정해 행사를 해왔고, 1946년 미군정청에서 4월 5일로 바꿨다.

    4월 5일로 지정한 것은 그 유래가 있다. 677년 신라(新羅) 문무왕(文武王)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 신라까지 지배하려는 당(唐)나라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통일을 완성한 날이 음력 2월 25일이고, 조선 성종(成宗) 임금이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적전(籍田)에서 직접 논을 간 것이 음력 3월 1일인데,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4월 5일인 것이다. 우리 민족이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룩한 날이고, 또 임금이 직접 백성들에게 농사일 시범을 보인 날이라는 것이다.

    또 4월 5일은 대체로 24절기인 청명(淸明)과 동지(冬至) 뒤 105일 만에 드는 한식(寒食)과 겹친다. 우리 조상들은 조상의 산소를 손보는 등의 일을 해 왔고, 기후로 봐서도 나무 심기에 가장 적기이다.

    조선시대 왕릉을 관리하는 참봉은 종9품 말단 관직인데, 상당히 힘이 있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런가 알아 봤더니, 겨울이면 서울의 정승 등 고관들 집이나 벼슬하는 친척들이 땔감 얻으려고 여러 경로로 참봉에게 간절하게 청탁을 넣었다. 또 왕릉 주위의 백성들이 몰래 나무나 풀을 베어 가는 것을 막는 일이 참봉이 하는 일 가운데 중요한 일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목재를 마구 베어 갔고, 또 6·25전쟁으로 산야가 황폐하게 됐다. 1961년 군사정변 이후로는 매년 봄에 1개월씩 농가에 나무심기 부역을 부과해 적극적으로 나무를 심었다.

    세계적으로도 조림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2006년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식목일은 공휴일에서 제외됐고, 행사도 흐지부지됐다. 금년에 산림청에서 나무 묘목을 무료로 나눠주며 나무 심기를 권장했고, ‘내 나무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환경운동을 하면서 나무를 보호하는 운동을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서 동물은 먹을 것을 생산하지 못하지만, 식물은 먹을 것을 생산한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것은 식물 덕택이다. 또 동물이 존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산소를 식물이 생산하고 정화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이미 있는 나무를 잘 가꾸고 돌보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 植 : 심을 식. * 樹 : 나무 수.

    * 造 : 만들 조. * 林 : 수풀 림.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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