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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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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봄도다리 쑥국- 최덕영(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4-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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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방문차 다니다 보면 목련꽃, 벚꽃, 개나리꽃 사이로 아주머니들의 나물 캐는 모습이 완연한 봄을 알린다. 얼마 안 되는 창원 생활에서 ‘봄도다리 쑥국’이 별미라는 것을 알게 돼 한번 먹어보니 담백한 국물에 쑥 향기가 인상적이다.

    자연은 희망을 얘기하는 봄을 맞는데 우리 중소기업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 생각해본다. 희망에 한껏 부푼 봄일까?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결실을 기대하며 땀 흘려 일하는 여름, 노력의 산물을 수확하는 풍요로운 가을, 수확한 곡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휴식을 즐기는 겨울일까? 우리 중소기업들이 모두 이 중에 하나였으면 좋겠다. 흉년으로 수확해놓은 것도 없이 언제 좋은 날이 올지도 모르는 동토에서의 겨울만은 아니길 바라 본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언제 그리 좋았던 시절이 있었느냐? 하고 넘길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필자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현재 나의 위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우리 기업의 기술수준, 시장성, 경쟁력, 재무상태 등 현재 나의 모습, 위치를 점검해보자. 이러한 자가진단은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더욱 필요하다. 현재 상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수록 해결방안을 찾기가 쉬워진다.

    이러한 취지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무료로 중소기업의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 사업을 연계 지원한다. 자가진단도 중요하지만 제3자의 진단도 받아보기를 권한다. 이때도 문제점을 감추고 좋은 면만을 자랑하는 것보다는 현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아직도 일부 기업인들은 중소기업 지원기관에 대해 좋은 기업만 지원하려고 한다거나 지원하지 않을 구실만 찾는 것 같다는 등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실태 조사차 업체 방문을 하다 보면 일부 업체의 경우 아픈 곳은 감추고 좋은 부분만 자랑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대표자의 말에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대표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기보다는 현재의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우리가 이렇게 대책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부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는 편이 낫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현재는 어렵더라도 대표자가 경영에 전념하고 있고, 조금만 지원하면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타 중소기업 지원 기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다방면에서 많은 중소기업 지원 시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의 나를 올바르게 파악한 연후에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잘 활용해서 어려운 기업은 아픈 곳을 우선 치료하고, 건강한 기업은 5~10년 이후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우리 모두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는 사업하는 친구와 월급쟁이 친구가 동시에 만나자고 연락이 오면 사업하는 친구를 우선시한다. 월급쟁이 친구는 그냥 오늘 친구 한 명이 필요하지만 사업하는 친구는 아무한테나 털어 놓기 어려운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논의할 상대로 오직 나를 찾는 것이란 생각에서다. 창원생활이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역 물정도 잘 모르고 부족한 것이 많지만 지원기관 종사자 신분을 떠나 우리 지역 CEO들과 봄도다리 쑥국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갖는 고민이나 여러 생각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덕영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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