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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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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걸어가는 길과 걸어가야 할 길- 임경(한국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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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갯속에서 길을 찾는다. 사물과 현상은 희미하게 보인다.

    금년 세계경제를 살펴보면 미국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되겠으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취업자수 증가 및 유가 하락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상승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유로지역은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도 경제성장률이 7% 내외 수준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또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고 산유국의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환율경로 등을 통해 경남의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은 성장 전망치를 0.5%p 하향 조정해 금년 중 3.4%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확대와 국제유가 하락 등 긍정적 요인이 있는 반면 국내 소비와 투자심리 부진의 장기화, 중국·유로지역의 성장세 회복 지연이 부정적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여건 하에서 경남경제는 금년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선과 기계 등 도내 주력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 등 신흥국과의 기술격차가 축소되면서 투자활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범용선박,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철강, 금속가공 등 중위기술(middle-tech)산업이 경남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등 전통주력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성장률과 고용증가율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선해양산업의 경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해양플랜트와 대형상선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또한 기계산업도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주요 산유국의 경제상황 악화, 그리고 엔저 지속에 따른 일본업체와의 경쟁심화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경남경제는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경남경제의 이해와 미래전략’ 발간을 통해 제시한 바와 같이 기계·조선해양산업 등 현 성장주도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경남도가 제시한 나노융합·기계융합소재산업 등 신성장산업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있어 특화부문에 정책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신성장산업의 기반이 될 클러스터 조성과 현 성장주도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산업단지 확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 확보, 지식재산권 창출 등 자체혁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연구시설 및 인력 유치, 정주여건 개선 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달려오는 시간을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를 통해 본다.

    뒤에 있는 사물과 현상은 언제나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경남 기업,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금융기관, 도민이 합심해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대내외 불확실성의 안개를 이겨내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임 경 한국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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