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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천년고찰 품은 고성 연화산도립공원

산이 반쯤 핀 연꽃 닮아 ‘연화산’
정상 528m, 아기자기한 산세

  • 기사입력 : 2015-0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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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바라본 연화산 옥천사./고성군/


    여느 시골의 산처럼 조용하고 정겹다. 시린 코끝으로 전해지는 겨울 산의 싱그러운 바람. 산허리를 휘감아 돌아 내려오는 차가운 바람이 여미어 눌러 쓴 모자 사이로 흘러나오던 송골한 땀방울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고성군 개천면·영현면·마암면에 걸쳐 있는 고성의 대표적인 산인 연화산(蓮花山). 산이 그다지 높지 않고 주요 관광지나 국도에서 벗어나 있어 별로알려져 있지 않지만 울창한 소나무와 대밭이 계곡과 어우러진 데다 고찰과 문화재를 품고 있어 지난 198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연화산에 대해 고성군은 이런 설명을 붙인다.

    “산은 가고 싶은데 너무 높고 가팔라 가기가 두렵습니까. 그렇다면 연화산으로 오세요. 산 모습이 반쯤 핀 연꽃을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고성군 연화산. 편안한 등산과 산이 주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의 세 봉우리로 이뤄져 있지만 정상이 528m에 불과할 만큼 산은 높지 않다. 태백산맥의 최남단 여맥에 위치해 있으며 동서 방향과 남북 방향의 능선이 교차한다. 산세가 아기자기한 데다 적송, 상수리나무, 전나무, 편백나무 군락지가 빽빽하게 우거져 빛줄기도, 빗줄기도 잘 새어 들어 오지 않을 만큼 숲이 울창하다. 이런 연유로 연화산은 2002년 산림청 지정 한국의 100대 명산에도 이름을 올렸다.

    슬금슬금 느린 걸음으로 연화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이순신 장군의 정기가 서려 있는 쪽빛 바다 당항포가 눈 속에 담기고 연꽃에 파묻힌 천년 고찰 옥천사의 전경도 볼 수 있다.


    ◆바위 낙조 안개…연화팔경(蓮花八景).

    연화산에 팔경이 있다. 그 첫 번째는 옥천사 뒷산 매봉으로 응봉초경(鷹峰初景)이다. 두 번째는 해질 무렵이면 매봉 건너편의 높은 봉우리에 하늘의 해가 떨어진 듯 봉우리 전체가 발갛게 물들어 신비감을 더해준다는 수등낙조(水嶝落照), 세 번째는 옥천사에서 입구 쪽으로 내려오면 오른편으로 쭉 뻗은 장군봉의 바위를 일컫는 장군거석(將軍巨石)이다. 네 번째는 칠성각 뒤편에 있는 바위로 칠성신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이름 지어진 칠성기암(七星奇巖)이고, 다섯 번째는 연대암의 깊은 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일컫는 연대취연(蓮臺翠煙), 여섯 번째는 굴골 뒤편 긴 골짜기에 내려않은 자욱한 안개를 일컫는 운암낙하(雲庵落霞), 일곱 번째는 봄이면 온 산이 벚꽃으로 뒤덮여 멀리서 보면 마치 산 전체가 꽃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다락 같다 해서 붙여진 중춘누화(仲春樓花)다. 그리고 마지막 여덟 번째는 연화산 가을의 단풍 모추풍엽(暮秋楓葉)이다.

    연화산의 산행코스는 다섯 가지다. 어느 코스를 가든 출발지와 도착지는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있는 연화산 집단위락시설지구 주차장이다. 연화1봉(489m)과 황새고개·적멸보궁·연화산·남산·청련암·옥천사를 거쳐 내려오는 4시간 30분짜리 코스(7.3㎞)가 가장 길다. 대부분 산행객들은 연화1봉~황새고개~옥천사를 거쳐 내려오는 3시간짜리 코스(5.3㎞)를 걷지만, 바로 옥천사로 올라 청련암과 남산·편백숲·황새고개를 거쳐 옥천사로 내려오는 2시간짜리 숲길 탐방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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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사 입구의 약수터에서 옥천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천년 고찰 옥천사(玉泉寺)

    연화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이 산에 천년 고찰 옥천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천하제일로 물맛이 좋은 옥천(玉泉)이 있는 곳이라 하여 절의 이름마저 옥천사가 됐다고 한다.

    의상대사가 당나라 지엄법사에게서 화엄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화엄을 강론하기 위해 676년에 창건한 절로 지금은 쌍계사의 말사지만 당시에는 화엄종찰로 지정된 화엄 10대 사찰 중 하나였다고.

    연화산 인근 석마리에는 고성읍에서부터 이어진 지석묘군이 있다. 이 밖에 고성송학동고분(사적 제119호)을 비롯해 가야시대 유적, 당항포(唐項浦) 승첩지, 충무공 유적, 하이면 덕명리 바닷가에 있는 공룡 발자국 등 관광 자원이 주변 곳곳에 있어 하루 나들이에 제격이다.

    어느 곳에서 출발하건 한산한 시골 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브의 즐거움과 편안한 산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연화산 도립공원.

    신년, 가족들과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곳으로 잔잔한 비경이 있는 연화산을 추천해 본다.

    글=김진현 기자 sports@knnews.co.kr

    ☞연화산 도립공원= 총면적 28.72㎢로, 1983년 9월 29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연결되며 고성군 배둔에서 14km, 진주에서 32km, 마산에서 46km에 위치해 있다. 연화산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전문 등산가가 아니라도 손쉬운 산행이 가능하다. 산 중턱에는 대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큰 대밭이 있고 주변에 오래된 사찰과 문화재가 많다.

    북쪽 기슭에는 유서 깊은 옥천사(玉泉寺)와 연대암·백련암·청련암 등의 암자가 있다. 이곳에는 보물 제495호 임자명반자, 경남도 유형문화재인 대웅전, 자방루, 향로범종 등 문화재가 있고 절 뒤로 가면 이름의 유래가 됐다는 샘 ‘옥천’이 있다. 공원은 연중 개장하며 각종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주변의 관광지로는 17km 떨어진 지점에 당항포국민관광지, 26km 떨어진 지점에 상족암군립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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