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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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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경남메세나 대상 받은 the큰병원 행정원장 박창석

의료행정계 ‘키잡이’, 메세나운동 ‘방향키’ 되다

  • 기사입력 : 2014-12-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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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경남메세나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창석 창원 the큰병원 행정원장이 병원 내 ‘숲 갤러리’에서 메세나 대상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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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석 행정원장이 직원과 함께 고객친절 매뉴얼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열린 ‘2014 경남메세나대회’에서 올해의 대상(大償) 수상자로 창원지역 척추전문병원인 ‘the큰병원(대표원장 반성배)’ 박창석(54) 행정원장의 이름이 호명됐다.

    박 원장은 자신의 이름이 행사장에 울려퍼지자 환한 미소를 보였지만, 정작 그의 가슴 한편엔 지난 5년 가까이 낮·밤으로 예술현장을 누비며

    ‘몸 부조(扶助), 마음 부조, 돈 부조’ 하면서 경남의 문화예술과 동고동락해 온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그 힘들고 즐거운 여정, 이제 또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병원행정인으로 병원행정에 완벽을 기하면서도 병원 내에 갤러리를 만들어 창작과 예술인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박 원장을 만나 그 특별한 이유와 메세나 운동의 중요성,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병원 부설 ‘갤러리’ 관장이 되다

    박창석 행정원장은 병원행정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의 손과 머리를 거치면 병원 행정에 빈틈이 없다. 그가 근무하는 병원은 늘 생기가 넘치고, 격려와 지지로 애정이 물결친다. 의사·간호사·직원들이 환자들과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병원, 친절한 병원, 최고의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정성어린 진료를 받아 조기에 퇴원토록 지원하는 것이 박 원장의 기본신념이다.

    the큰병원은 2009년 12월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에 경남지역 최고의 척추전문병원을 지향하며 ‘the큰병원’이라는 명판을 내걸었다. 또 지난 6월에는 김해시 내외동에 ‘김해 the큰병원’을 개원해 김해시민들의 척추·관절건강 지킴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 병원 2곳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병원 건물의 중요한 포인트에 ‘갤러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병원이 비영리 갤러리를 만든 이유에 대해 그는 “환자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밝힌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찾아와 물리적 치료를 받는 곳이 병원이라면 예술작품을 통한 심리적 치유도 병행해 병원의 기능을 배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미술계의 키잡이가 되다

    박 원장은 병원 갤러리를 만든 이유가 지역 미술가들의 현실적 고민을 도우려는 애정의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고 밝힌다. 작품을 발표하고 싶은 작가들이 비싼 상업갤러리 또는 공공아트홀의 대관료를 가장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았다. 지역 미술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태에서 대관료를 지불하고 전시할 경우 만약 한 작품도 매매되지 않으면 전시비용과 창작비용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 2010년 5월에 창원 the큰병원에, 올해 지난 6월에는 김해 the큰병원에 각각 ‘숲 갤러리’를 만들어 작가들을 초대하고 있다.

    작가들에게 무료로 갤러리를 대관하고, 판매 금액당 일정비율을 징수하지 않기 때문에 숲 갤러리서 작품이 판매되면 오롯이 그 금액은 작가의 몫으로 돌아간다.

    경기불황으로 병원 경영도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병원의 주요 위치에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을 외부에서 어떻게 바라볼까? 박 원장은 “어려움도 있고, 경제적인 부담도 있지만 그래도 함께 가야 더 멀리 계속 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다.

    ◆2014 경남메세나 활동 최고가 되다

    창원 숲 갤러리는 지난 5년 가까이 모두 54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김해 숲 갤러리는 6회의 전시를 열었다.

    그런데 지난 9월 창원 숲 갤러리에서 열린 제51회 윤형근 작가 초대전에서 큰 ‘사건’이 터졌다. 윤 작가의 전시작품 19점이 완전판매(완판·Sold Out)된 것이다. 병원의 비영리 갤러리에서 완판이 나오자 지역 미술계가 술렁였다.

    박 원장은 “작가에게도, 저희 갤러리에도, 지역 미술계에도 정말 기념비적인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완판 사건’을 접한 지역 경제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the큰병원과 박원장의 메세나 활동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박 원장은 그동안 메세나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메세나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병원 갤러리를 운영하고 도내 3개 예술단체와 매칭펀드를 통해 지원에 앞장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로로 그가 지난 8일 열린 2014년 경남메세나대회에서 대상을 받자 상을 수여한 홍준표 도지사도 박 원장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박 원장은 “그동안 병원이 문화경영·창조경영을 할 수 있어 딱딱하고 메마른 보통의 병원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었다”고 메세나 성과를 설명했다.

    ◆문화예술 멘토링 도입해 ‘더 큰 메세나’ 꿈꾼다

    박 원장은 경남의 메세나 운동이 더 발전하려면 문화예술 몇몇 분야에 한정되고 있는 메세나 활동영역이 더 확장돼야 한다고 언급한다. 기업이 성과만 생각해 특정 분야만 지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술단체와 작가들이 기업의 원활한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비결도 밝힌다.

    “기업들이 예술단체를 선택할 때 오너나 경영진의 관심과 취향이 비중있게 반영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좋은 공연·전시를 후원받기 위해서는 기관이나 기업의 언어로 기획안을 작성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귀띔했다.

    기업과 예술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선해 온 단체가 바로 ‘경남메세나협의회’라고 밝힌 박 원장은 협의회가 결연단체 수를 늘리는 것 만큼이나 기업과 문화예술인들의 소통의 장을 많이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예술단체들의 기획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특강을 많이 개최해 기업과 예술단체의 실질적인 소통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메세나 운동의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예술단체와 병원 간 쌍방향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힌다. 연주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병원 직원들이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등 악기를 직접 배워보고 연주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멘토링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쌍방향 소통을 위한 문화예술 멘토링을 시작하면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문화예술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윤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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