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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홍준표 지사 ‘경남FC 문제’ 소통해야

  • 기사입력 : 2014-12-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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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의 2부 리그 강등 후 특별감사를 통해 팀 해체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경남FC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다.

    경남FC는 지난 2006년 축구를 사랑하는 도민들의 눈물나는 노력 끝에 창단됐다. 자금도 없고 프로구단으로서 갖춰야할 시스템 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했지만 오직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팀을 만들어 냈다. 그로부터 9년이 흘렀다. 여전히 프로구단으로서 스스로 수입을 창출해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고, 지자체와 스폰서의 지원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창단 때 열정과 달리 팬들의 관심도 덜했다. 특정시를 연고지로 하는 기업구단이나 시민구단과 달리 경남FC는 18개 시군이라는 광활한 지역을 연고지로 하면서 지역민들이 내 팀이라는 애착심을 갖는데 한계를 보였다. 2년 전부터 ‘도민속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주와 사천, 양산, 거제 등 지역을 순회하며 경기를 가졌다. 하지만 상당수 팬들은 창원을 벗어난 경기에 비난을 했고, 선수들도 말만 홈경기이지 상대팀과 똑같이 처음 와본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면서 홈 이점을 갖지 못했다. 도내 조기축구회 회원만 수천명에 달하지만 정작 직접 경기를 관전하지 않는 등 경남FC를 외면해 왔다.

    결국 경남FC는 쥐꼬리만한 관중수입과 이름값만 해낼 정도의 선수만 되면 내다팔아 구단운영에 보태며 스타 없는 그저 그런 팀으로 버텨왔다. 경남FC가 1부 리그에 있을때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매번 지적돼 왔다. 때문에 홍 지사가 막대한 도비가 투입되는 경남FC에 대한 대대적인 현황파악을 할 필요가 있다는데는 공감한다.

    문제는 소통이다. 홍 지사는 감사를 통해 팀 해체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고, 현재 도청 감사팀에서 감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프로축구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르는 공무원들로 구성된 감사팀이 할 수 있는 감사는 회계처리 등 일부에 불과하다. 또 공무원들이 대전FC와 광주FC를 찾아 강등시 팀 운영에 대해 조사해 갔지만 1~2회 방문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홍 지사는 창단 10년을 앞둔 프로구단 해체를 거론하면서 경남축구인이나 경남FC의 주인인 주주, 축구팬 등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본 적이 없다. 경남FC는 주식회사이고 감사도 있고 이사도 있지만 모두 배제됐다. 감사 기간은 1주일, 창단 9년된 경남FC에 대한 운명을 단 7일간, 오직 공무원에게 맡겨놓은 셈이다.

    이런 방식은 백번을 생각해 봐도 흥분된 감정과 독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해결하려면 홍 지사는 소통해야 한다.

    이현근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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