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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향기, 내 여자의 향기… 향수 고르기 팁

[생활] 향수 고르기

  • 기사입력 : 2014-12-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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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그럽고 쾌활했으나 따스했다. 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수년이 지난 지금. 그와 갔던 곳, 함께 했던 것들이 세세히 기억나지 않음에도 그의 향기는 그를 기억하게 한다. 그는 ‘불가리 블루’라는 향수를 썼었고, 스포티하지만 진중했던 그와 잘 어우러져 더욱 끌리게 했다.

    지금은 흔한 향이 된 그의 향수지만 아직도 나에겐 첫사랑 ‘그’를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다.

    후각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시대를 불문하고 남자들을 사로잡은 미녀들에게는 자신만의 향이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듯이.

    로마의 두 권력자를 사로잡은 클레오파트라 침실에는 무릎 높이의 장미꽃잎이 가득했고, 벽에는 장미를 넣은 망사 주머니를 매달았으며 장미유를 띄운 물에 목욕한 후 온몸에는 장미 향수를 뿌렸다고 한다. 양귀비는 향을 환으로 만들어 섭취해 향기를 발산했고, 영원한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가 잘 때 샤넬 No.5만 입는다는 말을 한 이후 샤넬 No.5는 베스트셀러 향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소설가 파트리크 쥐스킨드는 자신의 소설 향수서 “냄새를 지배하는 자, 그가 바로 인간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성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끌 수 있는 향수, 어떻게 고를까.


    ▲향수의 종류= 향수를 사러 매장에 들렀다면 점원이 시향지에 뿌려준 첫 향기에 만족했다 할지라도 덥석 사지 않는 것이 좋다. 향수는 뿌린 후 시간이 지날수록 향기의 느낌이 변하기 때문. 향수에 조합된 향료들마다 휘발하는 속도가 달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향은 처음 뿌렸을 때 향기인 톱 노트(Top note), 조금씩 변화되는 미들 노트(Middle note), 마지막까지 은은하게 유지되는 베이스 노트(Base note)의 3단계로 나뉜다. 향수를 뿌린 직후부터 알코올이 날아간 10분 전후의 첫 번째 인상의 향인 탑 노트, 뿌린 후 30분~1시간 후 안정된 상태의 향인 미들 노트, 베이스 또는 라스트 노트는 2~3시간 후 모든 향이 날아가기까지의 향이다.

    향수 종류는 알코올 내 원료 함량을 가리키는 부향률(농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한 번 뿌리면 7시간가량 향이 지속되는 퍼퓸 (Perfume)이 있다. 15~25% 정도의 향료를 함유하고 있어 가장 농도가 진하다. 다음은 부향률이 15% 전후인 오드 퍼퓸(Eau de Perfume). 여성 향수에서 가장 대중적인 타입으로 퍼퓸보다는 강도가 낮아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

    부향률이 5~10%로 남녀노소에게 모두 대중적인 오드 투왈렛(Eau de Toilette)은 가벼운 느낌과 지속성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지속시간은 4~5시간 정도로, 가볍고 상쾌한 향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향률이 3~5%로 향이 2~3시간 유지되는 오드 코롱(Eau de Cologne)이 있다. 향수 중 가장 순한 종류로 부담 없이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어떤 향 고를까= 점원이 묻는다. “겨울이라고 남들 다 찾는 오리엔탈 대신 플로랄에 스파이시 노트를 결합한 이 향은 어떠세요?”

    향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위 문장에서 알아들은 것이라곤 꽃을 말하는 플로랄뿐일 것이다. 원하는 향이 있는데 조향용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몰랐다면 몇 가지 대표적인 향 계열만 파악해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레몬, 오렌지, 라임, 자몽, 감귤 등 상큼한 느낌의 향으로 비교적 가벼운 느낌을 주는 향은 시트러스 계열. 겨울향수에 비교적 많이 쓰이는 오리엔탈 계열은 동양에서 가져온 재료로 만든 다소 무겁고 따뜻한 향으로 머스크, 앰버가 대표적이다.

    여자 향수에는 빠짐 없이 들어간다고 해도 무방할 플로랄 계열은 말 그대로 청조하고 세련된 여성스러운 느낌의 꽃향을 말한다. 수선화, 튤립, 재스민, 장미, 백합, 목련 등이 포함된다.

    향수로서는 조금은 낯설 수도 있는 스파이시 계열은 계피나 후추 등에서 느껴지는 매운 느낌의 향을 말해 따뜻한 느낌을 조금 완화시켜 주는 느낌이 든다.

    우디 계열은 봄·여름이나 남자향수에 일반적으로 쓰인다. 나무 느낌의 향으로 나무껍질 냄새가 난다는 사람도 있고 연필 냄새가 난다는 사람도 있다.

    프루티는 열대 과일 특유의 감미롭고 달콤한 느낌의 향으로 ‘새콤달콤’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사과, 딸기, 바나나, 멜론 등이 포함돼 여름처럼습도와 온도가 높은 계절에는 역하게 느끼는 사람도 일부 있다고.


    ▲피부에 맞추기= 향의 농도에 따라 향수의 평균 지속시간이 정해지긴 하지만 피부 타입별로 지속시간은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 몸에 유·수분기가 비교적 없는 건성피부는 지성피부보다 향기의 지속시간이 짧다. 향료를 몸에 머무르게 하는 힘이 약하다는 소리다. 이 경우 향수를 적은 양씩 자주 사용하거나 사용하기 전 보디로션을 발라 지속성을 강화시켜도 좋고, 보다 향료 농도가 높은 오드 퍼퓸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대로 지성피부인 사람은 향을 몸에 잡아두는 힘이 비교적 강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깔끔한 느낌의 오드 코롱, 나아가 오드 투왈렛 종류까지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민감성 피부인 사람은 향수를 피부에 직접 뿌리는 것을 피하고 솜이나 거즈에 묻혀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수분으로 지속성에 차이가 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계절별로도 권하는 향수가 다르다.

    따뜻한 봄에는 플로랄과 프루티 등 그렇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향을, 습도와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에는 시트러스와 그린, 아쿠아 등 시원하거나 상큼한 느낌이 드는 향을 권한다. 건조하고 추운 가을겨울에는 모든 향수를 사용할 수 있다. 햇빛이 들어 따뜻한 낮에는 시프레와 우디 계열의 향수로 상쾌한 일과를 보낸 후 오리엔탈과 알데히드 계열의 다소 무겁고 따뜻한 향으로 무장하자.

    향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다면 여름·겨울별로 향수 2개를 마련해 1년을 나는 것도 좋은 방법.


    ▲어디에 뿌릴까= 사람들마다 향수를 뿌리는 곳은 가지각색이지만 보통은 손목, 귀 뒤, 팔 안쪽, 목덜미 등 체온이 높고 맥박이 뛰는 곳에 뿌려 혈관이 뛸 때마다 향기를 발산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형태기 때문에 아킬레스건, 무릎 안쪽 부위에 조금씩 바르면 걸을 때마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향을 느낄 수 있다. 바지, 치마 아랫단 등도 괜찮다.

    단, 겉옷에 향수를 많이 뿌리면 향 입자가 자외선에 변색돼 옷에 얼룩이 생길 수 있으니 유의하자.

    앞서 말했듯이 후각은 예민하기 때문에 향을 바로 맡을 수 있는 코 밑과 가슴, 어깨 부분은 비교적 피해 뿌리는 것이 좋다.

    담배·음식·땀냄새를 없애겠다고 향수를 뿌리면 오히려 향이 섞여 더 역한 냄새를 풍길 수 있으므로 차라리 탈취제나 데오도란트를 뿌려 냄새를 날려 보내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또 땀이 많이 나는 겨드랑이 등도 피한다. 머리카락과 흰 옷, 모피, 가죽의류는 물론 진주 등 강도가 약한 보석류에도 향수는 금물이다.

    머리를 감고 드라이를 할 때 브러시에 향수를 뿌려주면 머리카락이 찰랑일 때마다 좋은 향을 낼 수 있다. 또 다림질할 때 다림판에 향을 가볍게 뿌려둔 뒤 그 위에서 다림질을 하는 것도 좋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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