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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미생의 아이디어가 농업에 필요한 이유- 강경중(한국농식품유통공사 경남지사장)

  • 기사입력 : 2014-12-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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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직 신입사원 장그래와 평범한 직장인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미생’이 평균시청률 7%를 넘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생은 지명도 높은 스타배우 한 명 없이 케이블방송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을 주말 텔레비전 앞에 앉히고 있다. 미생은 인터넷 포털에 연재된 웹툰이 원작이다. 인터넷에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개념의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사멸되지 않고 책으로 제작돼 100만부가 팔리고 케이블TV 드라마로 제작돼 대박을 쳤다. 만화와 아이디어가 만나 새로운 수익구조와 부가가치를 창조한 것이다.

    1차 산업인 농업의 새로운 경쟁력 창조를 위해서는 미생의 아이디어와 경계를 넘은 융합이 필요하다. 우리 농업의 부가가치는 국가 전체 GDP 규모의 3% 정도로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자산을 새롭게 바라보는 창조적 아이디어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움직이는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 기술력이 결합되면 농업도 높은 수준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산업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다.

    최근 농업은 단순히 생산 중심의 가치를 넘어 타 영역과 연계되고 창조적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은 142조원 규모의 식품산업을 비롯해 유통, 가공의 2차 산업과 관광, 의료 등 3차 산업이 더해져 6차 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고용 창출과 소득향상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업이 ‘먹는 농업’에서 벗어나 기능성 농업, 즉 ‘가공농업’, ‘관광농업’, ‘의료농업’ 등 다양한 부가가치농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역 내 각각의 농어촌이 갖고 있는 지역특산물과 지역축제, 음식, 체험과 관광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6차 산업화를 위한 핵심 씨앗이 될 수 있다. 경남에도 전통주, 녹차, 한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에 정부가 지정한 ‘식품명인’이 지역별로 있다.

    금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코레일은 전통식품과 철도관광을 연계한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명인(하동 녹차, 의령 한과 등)을 상품화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전통식품이라는 콘텐츠에 소비자체험과 지역관광이라는 아이디어가 더해진 좋은 사례다.

    파프리카는 대표적인 수출작물로 국내 전체 수출량 중 65%가 경남에서 출하되고 있다. 대부분의 파프리카 농장은 온·습도 등 완벽한 환경제어를 위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에는 IC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그린하우스가 도입되고 있다. 농장주는 스마트폰으로 온실환경을 실시간 원격 제어할 수 있어 품질향상과 수확량 증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농업분야에 응용되면서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수 있던 수직형 빌딩농장, 바닷물로 농사짓는 해수농업 등 첨단농업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투자전문가 짐로저스는 “농업은 가장 유망하고 잠재력이 큰 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쌀 관세화와 한·중 FTA 타결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미생의 지혜가 절실한 이유다.

    작년도 경남의 농식품 수출액은 12억6000만달러였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농식품 수출액 100억달러를 달성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강경중 한국농식품유통공사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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